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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처갓집 방문
김명국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0월
평점 :
노래책시렁 40
《베트남 처갓집 방문》
김명국
실천문학사
2014.10.29.
묻고 또 물어야지 싶습니다. 사랑이 없어도 아이만 낳으면 될까요? 사랑을 속삭이지 않더라도 핏줄을 이으면 될까요? 사랑을 나누지 않아도 집일을 맡을 사람을 가시내로 들여야 할까요? 사랑에는 어떤 허물도 금도 없기에 어느 이웃나라 사람하고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랑이 아니라면 아무리 같은 마을에 살더라도 마음을 나누기 어렵겠지요. 《베트남 처갓집 방문》을 읽습니다. 베트남에서 나고 자란 사람을 곁님으로 맞이한 시골지기 한 분이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곁나라로 삼아서 드나든 이야기를 시로 풀어냅니다. 베트남 아가씨는 씩씩하게 한국이라는 나라로 와서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낳아서 살아갑니다. 한국에서 사내도 이처럼 씩씩하게 다른 나라로 가서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돌보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거꾸로 헤아려 봅니다. 한국 시골에서 살림을 짓고 살아갈 가시내를 찾기 어렵다면, 한국 시골지기가 이 땅을 홀가분하게 떨구어 내고서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필리핀 시골로 가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요. 사랑을 찾는다면 어느 자리이건 대수롭지 않고, 사랑을 안다면 어떤 일이든 대단하지 않습니다. 곰곰이 보건대, 한국이란 나라는 학교도 마을도 집도 사랑을 안 가르칩니다. 사랑을 모르는 채 나이를 먹습니다. ㅅㄴㄹ
슬리퍼는 있지만 귀찮은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다니지 / 탄푸쭝 매일 시장 신발 가게에서 산 린의 운동화는 / 특별한 날에만 신난다고 모셔두었다네 // 한 달 십오만 원도 안 되는 봉급을 받기 위해 / 오십만 원짜리 중고 오토바이도 휴대폰도 없이 / 1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새벽과 밤 생선 공장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이유도 (각별한 식구-식탁 위에 숟가락 하나 더 올린다는 것/58쪽)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