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1925 : 걷고 보행하고
세 발로 걷는 … 이족보행의 인간성이라는
→ 세 발로 걷는 … 두 발로 걷는 사람이라는
→ 세 발로 걷는 … 두 다리로 다니는 사람이라는
→ 세 발로 걷는 … 두발걷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보행(步行) : 1. 걸어 다님 2. 먼 길에 보내는 급한 심부름. 또는 그 일을 하는 심부름꾼
보기글을 살피면 앞쪽은 “네 발, 두 발, 세 발로 걷는”이라 하다가, 뒤쪽은 ‘이족보행’이라 합니다. 앞뒤 모두 ‘걷다’라 하면 되어요. 한자말을 넣어야 마치 학문이 되는 듯 잘못 아는 바람에 이처럼 겹말 얼개가 되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뒤쪽을 ‘두다리걷기’나 ‘두발걷기’처럼 써 주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처음에는 네 발, 다음에는 두 발, 그다음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그 질문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네 발 달린 동물성과 우리를 특징짓는 이족보행의 인간성이라는 두 가지 유산을 상기할 뿐만 아니라
→ 처음에는 네 발, 다음에는 두 발, 그다음에는 세 발로 걷는 삶은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서 우리는 네 발 달린 모습과 우리가 남달리 두 다리로 걷는 사람이라는 두 가지를 떠올릴 뿐만 아니라
→ 처음에는 네 발, 다음에는 두 발, 그다음에는 세 발로 걷는 몸짓은 무엇이냐고 물으면서 우리는 네 발 달린 삶과 우리가 남달리 두 발로 다니는 사람이라는 두 가지를 떠올릴 뿐만 아니라
→ 처음에는 네 발, 다음에는 두 발, 그다음에는 세 발로 걷는 몸은 무엇이냐고 물으면서 우리는 네 발 달린 몸과 우리가 남달리 두발걷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두 가지를 떠올릴 뿐만 아니라
《숲은 생각한다》(에두아르도 콘/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2018) 1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