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 카이로스의 시선으로 본 세기의 순간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지음, 정진국 옮김 / 까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사진책시렁 32


《決定的瞬間·その後》

 Henri Cartier-Bresson

 朝日新聞社

 1966.10.20.



  하느님을 바깥에서 찾으면 언제나 우리 스스로를 잊습니다. 바깥에서 찾아나서다 보니 자꾸 절집을 뾰족하게 세우거나 커다랗게 올리거나 절집에 돈이고 몸을 바쳐요. ‘껍데기 모시기(우상 숭배)’입니다. 어느덧 줄세우기가 되고, 줄닿기에 따라 스승·제자라는 틀이 섭니다. 다닌 학교에 따라 사진판 위아래가 갈리고, 이런 줄에 닿지 않으면 밀리거나 내치거나 아예 쳐다보지 않지요. 무엇보다 바깥에서 찾는 하느님에 맞추어 세운 뾰족하고 높고 으르렁대는 절집에 모신 껍데기가 펴는 말 한 마디나 몸짓에 따라 사진을 못박아 버리기까지 합니다. 적잖은 이들이 사진길을 가다가, 가려다가 그만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라는 껍데기에 걸립니다. 이이는 그저 숱한 사진님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 이이 말이나 몸짓에 너무 매여서, 그만 사람들 스스로 ‘내 사진·우리 사진’이 아닌, ‘따라쟁이 사진·못박힌 사진’으로 흘러요. 1966년에 일본에서 나온 《決定的瞬間·その後》으로 엿볼 만하듯 “결정적 순간”이란 이름조차 일본사람이 옮긴 사진말입니다. 한국은 아직 한국답게 사진말도 못 짓습니다. 스스로 바라보는 눈이 없다면 그림자일 뿐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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