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시 時


 시가 언제인가 → 때가 언제인가 / 태어난 때가 언제인가

 주소 변경시 → 주소가 바뀔 때 / 주소가 바뀌면 / 사는 곳을 옮기면

 평상시 같으면 → 여느 때 같으면 / 여느 날 같으면

 어겼을 시에는 → 어겼을 때에는 / 어기면

 비행 시 → 날 때 / 나는 동안


  ‘시(時)’는 “1. 사람이 태어난 시각 2. [북한어] [지리] 지질 시대를 구분하는 단위. 세(世)보다 작은 단위이다 3. 차례가 정하여진 시각을 이르는 말 4.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날 때나 경우 5. 예전에, 주야를 12지(支)에 따라 12등분 한 단위”라고 하는데, “한 시 십 분”처럼 쓰는 자리가 아니라면 ‘때’나 ‘동안’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말끝에 붙는 ‘평상시’나 ‘적발시’는 ‘-면’으로 손볼 만하고, 겹말 “시도 때도 없이”는 “때를 안 가리고”나 “어느 때나”로 손봅니다. ㅅㄴㄹ



적발시에는 벌금이 있다는 문구와 함께

→ 걸리면 벌금이 있다는 글과 함께

→ 붙잡히면 벌금이 있다는 글과 함께

→ 들통나면 벌금이 있다는 글과 함께

→ 들키면 벌금이 있다는 글과 함께

《풀씨》(풀꽃세상을위한모임, 명상, 2000) 26쪽


입사시 사업주가 약속한 임금은 월 110만 원씩, 근로시간은 12시간이었다

→ 회사에 들어갈 때 사업주가 말한 일삯은 달 11만 원씩, 하루 12시간 일이었다

→ 회사에 들어올 때 사업주가 말한 일삯은 달 11만 원씩, 하루 12시간 일이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백서》(외국인노동자대책 협의회, 다산글방, 2001) 25쪽


제8대 달라이 라마 재위시에 재건축된

→ 달라이 라마가 다스릴 때 새로 지은

→ 달라이 라마가 계실 적에 다시 지은

《티벳전사》(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 그물코, 2004) 181쪽


그날도 평상시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수수한 날이었다

→ 그날도 여느 하루처럼 수수한 날이었다

→ 그날도 다른 때와 비슷한 날이었다

→ 그날도 비슷하게 수수한 날이었다

→ 그날도 딱히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나무소녀》(벤 마이켈슨/홍한별 옮김, 양철북, 2006) 10쪽


훈련 시에는 이 지침을 따라주십시오

→ 훈련할 적에는 이대로 따라주십시오

→ 훈련에서는 이 틀을 따라주십시오

《여자 제갈량 2》(김달, 레진코믹스, 2015) 83쪽


어느 시점을 기해 한날한시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 어느 때부터 바로 이루어지지 않고

→ 어느 때부터 곧장 이루어지지 않고

→ 어느 때부터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고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산드라 크라우트바슐/류동수 옮김, 양철북, 2016) 94쪽


그날 아침은 평상시와 조금 달랐어

→ 그날 아침은 여느 때와 조금 달랐어

→ 그날 아침은 여느 날하고 조금 달랐어

→ 그날 아침은 이제까지하고 조금 달랐어

《너의 곁에서》(마스다 미리/박정임 옮김, 이봄, 2016) 11쪽


시도 때도 없이 까르륵 넘어가는 해맑은 웃음소리

→ 아무 때도 없이 까르륵 넘어가는 해맑은 웃음소리

→ 때를 안 가리고 까르륵 넘어가는 해맑은 웃음소리

→ 언제라도 까르륵 넘어가는 해맑은 웃음소리

《어서 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박소영, 그물코, 2018) 1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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