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2.


《아나스타시아 8-2 사랑의 의례》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7.4.20.



큰아이가 신 한쪽이 탔다고 한다. 왜 탔을까? 모깃불을 피우고 놀 적에 불길이 스쳐서 탔을까? 큰아이한테 새 신이 있어야겠다고 여겨 큰아이하고 아침 일찍 시골버스를 타고 순천길을 나선다. 나날이 어린이가 줄어드는 고흥에서는 어린이옷도 어린이신도 장만하기 어렵다. 고흥군 벼슬아치는 이를 얼마나 알까? 어린이나 푸름이를 헤아리는 정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이런 고을에 젊은 사람이 들어올 마음이 없는 줄 얼마나 알려나? 그렇다고 어린이옷이나 어린이신을 널리 팔아야 살기에 좋다는 뜻이 아니다. 아이도 어른도 맨발로 뛰놀거나 일할 수 있을 만큼 흙이 깨끗하고 숲이 푸르며 바다랑 냇물이 맑아야 한다. 그러면 된다. 《아나스타시아 8-2 사랑의 의례》를 읽으며 생각해 보는데, 이 땅에서 사내란 몸을 입고 태어난 사람이라면 ‘아나스타시아’ 이야기꾸러미 가운데 8-2를 맨 먼저 꼼꼼히 읽을 노릇이라고. 할아버지가 된 사내도, 아직 열다섯 살 푸름이도, 갓 짝꿍을 만나 새살림을 여는 젊은이도 사내가 사람다운 어버이와 아버지로 살아가는 길을 또렷이 알려주고 밝히는 이 책을 곁책으로 삼을 노릇이라고 느낀다. 더없이 착하면서 싱그러운 꿈을 가슴에 씨앗으로 품을 때에 비로소 참사내요 참사랑이라 할 수 있단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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