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글쓰기 -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 교과서
유리 슐레비츠 지음, 김난령 옮김 / 다산기획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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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2


《그림으로 글쓰기》

 유리 슐레비츠

 김난령 옮김

 다산기획

 2017.8.30.



일단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가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나서야 내 이야기 속에 무슨 일을 담을 것인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먼저 행위를 시각화했고, 그 다음으로 그 행위를 어떻게 글로 표현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7쪽)


좋은 동화는 독자뿐 아니라 인생과 세상의 진실도 진지하게 고려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긍정적 메시지를 제시한다. 또한 좋은 동화는 인생과 세상에 대해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줄 수도 있으며, (47쪽)


모든 면에서 자연은 가장 풍부한 참고 자료의 원천이다. 제아무리 상상력이 뛰어난 예술가라 해도 자연에 대적할 수는 없다. (160쪽)


나무를 그리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런데 만일 나무는 ‘잊은’ 채 그림을 꾸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면, 결과적으로 그 그림의 생명력을 훼손할 수 있다. (194쪽)



  쓰려는 이야기가 있기에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려는 삶이 있기에 비로소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연필을 쥐기에 누구나 다 글을 쓰지 않고, 붓을 들기에 누구나 다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호미가 있더라도 누구나 밭을 쪼지 않아요. 돈이 있더라도 누구나 넉넉히 나누지 않습니다.


  할 말이 있다면, 할 이야기가 있을 테고, 둘레에 나누고 싶은 삶이 있겠지요. 이때에는 누구나 다 글을 쓸 만하고, 그림을 그릴 만합니다. 마음에서 샘솟는 말, 이야기, 삶이 있지 않다면, 마음에서 말이며 이야기이며 삶이 샘솟도록 하루하루 즐겁게 돌보거나 갈고닦거나 다스릴 노릇입니다.


  《그림으로 글쓰기》(유리 슐레비츠/김난령 옮김, 다산기획, 2017)는 그림책을 손수 짓고 싶은 사람한테 길동무가 되기를 바라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그림을 어떻게 그려서 엮는지, 글은 어떻게 쓰고 가다듬는가를 찬찬히 짚어요. 이 책은 여러 그림책을 낱낱이 살피면서 어떤 손길하고 눈길로 그림하고 글을 써서 엮었는가를 들려줍니다.


  다만 너무 낱낱이 뜯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림이든 글이든 사람마다 다 다르게 읽거나 느끼기 마련이에요. 그렇다고 이 책이 그림하고 글을 ‘이렇게 쓰라’고 밀어붙이지는 않습니다만, 조금 더 홀가분하게 그림하고 글을 보고 느껴서 짓도록 이끄는 길하고는 살짝 떨어졌지 싶습니다.


  처음부터 훌륭하거나 대단한 글이나 그림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는 글도 그림도 태어나지 않습니다. 언제나 즐겁게 하루를 지으면서 이 하루를 새로운 삶으로 노래하면서 가만가만 글로도 그림으로도 옮기기를 바라는 마음이기에 글도 그림도 새로 짓습니다.


  더 알록달록 꾸며야 하지 않습니다. 더 보기좋게 다듬어야 하지 않습니다. 빈틈없는 짜임새여야 하지 않습니다. 몇 쪽쯤 되는가를 굳이 세지 않아도 됩니다. 연필 한 자루로도 꿈을 그립니다. 붓 한 자루로도 사랑을 그립니다. 그림으로 글을 쓰고, 글로 그림을 그리는 뜻이란, 온마음으로 사랑을 그리는 살림에 있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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