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봉하다 封
편지를 봉하다 → 편지를 붙이다
창문을 봉하다 → 창문을 막다
항아리를 봉하여 → 항아리를 막아 / 항아리를 여미어
입을 딱 봉하다 → 입을 딱 닫고 / 입을 딱 다물고
입을 봉하고 → 입을 닫고 / 입을 다물고
‘봉하다(封-)’는 “1. 문, 봉투, 그릇 따위를 열지 못하게 꼭 붙이거나 싸서 막다 2. 말을 하지 않다 3. 무덤 위에 흙을 쌓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붙이다’나 ‘막다’나 ‘닫다’나 ‘다물다’로 손봅니다. ‘여미다’나 ‘틀어막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ㅅㄴㄹ
갑자기 입을 봉해 버린다 해도 의아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 갑자기 입을 닫아 버린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 갑자기 입을 닫아건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 갑자기 입을 꾹 다문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 갑자기 벙긋도 안 한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 갑자기 말이 줄어든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 갑자기 말이 없어진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 갑자기 아무 말도 안 한다 해도 궁금하게 생각할 일이 없다
《현대인의 정신 위생》(익냐스 렙/제석봉 역편, 성바오로출판사, 1970) 82쪽
입만 봉하고 있으면 되니깐
→ 입만 다물면 되니깐
→ 입만 닫으면 되니깐
→ 입만 막으면 되니깐
→ 입만 닥치면 되니깐
→ 입만 안 놀리면 되니깐
《녀 불법체류자의 일기》(림덕실, 연변인민출판사, 2000) 13쪽
봉투는 아저씨가 밥풀로 봉했으니께 절대 뜯어 보문 안 된다이
→ 봉투는 아저씨가 밥풀로 붙였으니께 막 뜯어 보문 안 된다이
《심부름 가는 길》(이승호, 책읽는곰, 2017) 97쪽
뚜껑을 서둘러 봉하고 입매를 정돈하는 동안
→ 뚜껑을 서둘러 닫고 입매를 갈무리하는 동안
→ 뚜껑을 서둘러 여미고 입매를 닦는 동안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송은정, 효형출판, 2018) 8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