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2.


《에도로 가자 3》

 츠다 마사미 글·그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4.4.



사흘 내리 시골버스를 타고 고흥읍을 다녀오자니 몸이 썩 안 좋아한다. 몸은 또렷이 말한다. 우리 보금자리를 숲으로 가꾸어 이곳에서 느긋하면서 아늑하게 살림을 짓자고. 이런저런 볼일이 있어서 읍내를 다녀오는데, 읍내를 드나들 일이 없이 깊은 멧골에서 지내면 얼마나 홀가분하려나 하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터라 숲살림을 하나하나 배워야 하는 몸이다. 내가 숲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무엇을 물려받고 배웠을까? 씨앗을 건사해서 갈무리한 뒤에 심기, 나무를 갈래마다 찬찬히 살펴 땔감하고 집으로 삼는 쓰임새를 읽기, 흙마다 어떤 결인가를 헤아리기, 새랑 풀벌레랑 짐승이 들려주는 노래에 깃든 이야기를 알아듣기, 물살에 섞인 기쁨을 느끼기, 빗물에 서린 사랑을 받아들이기, 바람이 해님하고 어우러지는 웃음을 누리기 들을 배웠을까? 《에도로 가자》 세걸음을 읽는다. 판이 끊어져서 세걸음만 어렵게 장만했다. 앞자락 이야기는 모르더라도 세걸음 이야기로도 재미있다. 삶을, 살림을, 사람을, 사랑을 찬찬하면서 부드러이 담아내는 힘이 있구나 싶다. 우리는 어디로 갈까?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 길을 가는가? “가자!”라는 말은 언제나 설렌다. 내가 외치든 아이들이 소리치든 참 싱그러운 한 마디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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