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좀 생각합시다 61


 시대 반영 언어


  사회에서는 으레 “언어는 시대를 반영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학교에서도 이처럼 가르치곤 해요. 그러면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언어·시대·반영’이란 무엇일까요? 한자말 ‘언어 = 말’이요, ‘시대 = 때’이며, ‘반영 = 담다’입니다. “말은 때를 담는다”는 소리인데, 이는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을 담는다”이면서 “말은 우리 살림살이를 고스란히 담는다”이기도 합니다.


  사회하고 학교에서는 “언어는 사회성하고 역사성을 지닌다”고도 이야기합니다. 한자말로 한꺼풀 뒤집어씌운 이 이야기를 풀어내면 “말은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면서 나거나 죽는다”는 뜻이에요. 사람들이 말을 새로 짓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어느 말을 더는 안 쓰기도 하며, 어느 말을 새로 받아들이거나 가꾸기도 한다는 뜻이지요.


  어떤 말을 골라서 쓰느냐를 살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우리는 학문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쉬운 이야기를 어렵거나 낯설거나 흐릿하게 하지는 않나 하고 돌아보아야지 싶어요. 그리고 말이란 무엇인가를 놓고 처음부터 모두 새롭게 바라보고 얘기하면서 배울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모든 말은 우리 살림자리에서 태어납니다. 지난날에는 사람들 스스로 살림을 지으면서 모든 말을 사람들 누구나 손수 지었어요. 그래서 고장마다 사투리가 달랐고, 나라나 겨레마다 사투리가 있었지요. ‘나라 사투리 = 다른 나라 말 = 외국말’입니다. 이 얼거리를 읽는다면, 이웃나라에서 우리하고 다르게 쓰는 말은 이웃나라가 우리하고 다르게 짓는 살림을 고스란히 담는 줄 깨달을 만해요. 전라말하고 경상말이 다른 대목은 전라도 삶자리하고 경상도 삶자리가 다른 결을 고스란히 담아요. 제주말은 제주 삶자리나 살림살이를 담지요.


  오늘날 우리는 서울하고 시골이 엇비슷합니다. 나라 어디를 가도 서울 표준말을 쓰고, 학교에서는 서울 표준말 교과서로 가르쳐요. 공공기관도 서울 표준말을 쓰지요. 그래서 오늘 우리 삶터는 사람들 스스로 새로 짓는 말이 아닌, 사회에서 시사상식·지식을 외우는 틀에 갇힙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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