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고 孤高
홀로 서 있는 모습이 고고해 보였다 → 홀로 선 모습이 멋져 보였다
고고한 선비의 모습 → 드높은 선비 모습 / 의젓한 선비 모습
‘고고(孤高)’는 “세상일에 초연하여 홀로 고상하다”를 가리킨다 하고, ‘고상하다(高尙-)’는 “품위나 몸가짐의 수준이 높고 훌륭하다”를 가리킨다 합니다. “홀로 높다”라든지 ‘드높다’로 손볼 만합니다. ‘멋지다’나 ‘의젓하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고고’를 여덟 가지, 영어 ‘고고’를 한 가지 싣는데, 거의 다 털어낼 만합니다. 학문하는 자리에 쓰는 ‘고고(考古)’는 그대로 쓸 수 있을 텐데, ‘옛길찾기·옛터읽기·옛삶읽기’처럼 새롭게 이름을 지으면 어떠할까 싶기도 합니다.
고고(考古) : 옛 유물과 유적으로 고대(古代)의 역사적 사실을 연구함
고고(呱呱) : 1.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서 처음 우는 울음소리 2. 젖먹이의 우는 소리 3. 값 있고 귀중한 것이 처음으로 발족함을 알리는 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고고(孤苦) : 외롭고 가난함
고고(枯槁) : 1. 초목이 바짝 마름 2. 야위어서 파리함 3. 신세 따위가 형편없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고고(苦苦) : 삼고(三苦)의 하나. 중생의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하는 인연 때문에 생기는 괴로움을 이른다
고고(高古) : 세속을 초월하여 고상하고 고풍스러움
고고(高高) : 매우 높음
고고(顧考) : 돌이켜 생각함
고고(go-go) : 1960년대 후반에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한 빠르고 격렬한 춤
고고한 이상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던 것이다
→ 높은 꿈을 얘기하려고 했다
→ 높고 훌륭한 꿈을 얘기하려고 했다
→ 높으면서 외로운 꿈을 얘기하려고 했다
《법정의 아이들》(윌리엄 에이어스/양희승 옮김, 미세기, 2004) 23쪽
자존심은 고고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 자존심은 센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 자존심은 높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 스스로 드높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 제갈량 2》(김달, 레진코믹스, 2015) 106쪽
고고한 여명이 그대의 피에 떨어져
→ 드높은 새벽빛이 그대 피에 떨어져
→ 의젓한 새벽빛이 그대 피에 떨어져
《모두의 노래》(파블로 네루다/고혜선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 8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