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면 된다



  글을 쓰기 어렵다는 이웃님이 있으면, 글을 쉽게 쓰거나 말을 쉽게 하기 어렵다는 이웃님이 있으면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넌지시 여쭌다. “저기, 숨을 쉬기 어려우신가요?” 이 말을 들으면 다들 화들짝 놀란다. 여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단다. 다시 여쭌다. “저기, 눈을 떠서 보기 어려우신가요?” 이런 물음을 듣고 벌컥 성을 내는 분도 있기에 새삼스레 또 여쭌다. “일어서서 걸을 수 있지요? 밥을 지어서 먹을 수 있지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있지요? 쪼그려앉아서 꽃내음을 맡을 수 있지요?” 기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결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면서 숨을 쉬고 눈을 뜨고 바라보고 일어서서 걷고 밥을 짓고 먹고 설거지를 하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쪼그려앉아서 꽃을 마주하면서 냄새를 맡고, 이 모두를 스스로 생각하는 얼거리로 맞아들이면, 글쓰기란 참 쉽고 재미나다. 뭘 맞추거나 어떻게 틀을 세워야 할 까닭이 없다. 흘러나오는 생각 그대로 쓰고, 샘솟는 사람을 고스란히 쓰면 된다. 그리고 아이를 마주하면서 아이랑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듯이 쓰면 쉽게 쓸 수 있다. 2018.7.6.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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