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83. 묻지 않는다



배우려 하는 사람은 묻는다. 배우니까 묻는다. 더 알고 싶으니 묻고, 배워서 알면 더 즐거워서 새삼스레 묻는다. 알아서 마음이 새로 열리는 하루가 신이 나서 자꾸자꾸 묻는다. 그리고 더욱 기쁘게 받아들여서 몸에 고이 담는다. 이와 달리 안 배우니까 안 물어본다. 안 배우는 이들은 사회의식에 이끌려 믿음(종교·정보)을 쌓고, 이러면서 더욱더 걱정하고 두려움을 키운다. 안 배워서 믿음을 굳히고 걱정하고 두려움을 쌓다 보면, ‘사람이 사는 터’가 아닌 ‘사회 유지’라는 생각에 스스로 발목이 잡혀서 더더욱 안 배우고 안 물어볼 뿐 아니라, ‘사회를 지키자’는 마음을 한결 모질게 밀어붙이고 만다. 오늘날 졸업장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물어보지 않도록 다그친다. 교과서하고 시험문제를 풀이하는 데에서 그치니, 아이들로서도 물어볼 만한 이야기가 없다. 새롭게 바라보면서 물어볼 틈을 여는 배움터가 아닌, 졸업장을 거머쥐도록 내모는 학교에서는, 그저 집어넣고(주입식) 그저 외우고(시험문제) 그저 닦달하는(점수따기) 쳇바퀴만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이나 교사 모두 즐거움이나 기쁨이 없으니, 운동경기하고 동아리하고 체험학습을 자꾸 꾀해야 하느라 바쁘다. 배우지 않으니 바쁘고, 바쁘니 배울 틈이 없는 졸업장학교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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