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25.


《여루사탕》

이종호 글, 사색의정원, 2014.2.14.



글을 쓰기 어렵다고 하는 이웃님이 있으면 꼭 한 마디를 들려준다. “글을 쓰기 어려우시면 시를 쓰셔요.” 이 말에 고개를 더 절레절레 젓는다면 말을 바꾸어 “시를 쓰기 어려우시면 노래를 부르셔요.” 이 말에 고개를 더욱 절레절레 젓는다면 또 말을 바꾸어 “노래를 부르기 어려우시면 춤을 추셔요. 그리고 이야기를 하시고요, 밥을 짓고요, 조용히 주무셔요.” 글을 쓰기 어려운 까닭은 하나일 뿐이다. 글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글이 익숙하도록 삶을 바꾸면 되는데, 시이든 노래이든 춤이든 이야기이든 모두 같다. 하다 보면 누구나 잘 한다. 다른 이 눈에 들도록 훌륭히 해낸다기보다 스스로 즐겁도록 할 줄 알기 마련이다. 시집 《여루사탕》은 첫머리를 똑똑 맞추는 놀이를 하듯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야말로 즐겁게 쓴 시를 즐겁게 읽도록 이끈다고 할 만하다. 마음이 맞는 벗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쓰면 되기에, 반가운 동무한테 글월을 띄우듯이 시를 쓰면 된다. 모든 노래는 삶자리에서 태어난다. 작은 걸음걸이로 웃음을 짓고, 밥 한 그릇으로 사랑을 나누며, 아이랑 손을 맞잡고 벌이는 춤사위에서 새로운 숨결이 자라난다. 글을 쓰기란 매우 쉽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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