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4.
《세상을 찰칵! 사진》
로라 베르그 글·뱅상 베르지에 그림/정미애 옮김, 다림, 2011.9.20.
아이 손에 사진기를 쥐여 주면 아이들은 하늘을 날듯이 사진을 찍는다. 아이들은 저희 마음에 파고드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 벌만 찍고 싶지 않다. 열 벌 스무 벌 신나게 찍고 싶다. 아이들은 날마다 대단히 새로우면서 무척 빠르게 자란다. 그래서 어제 일을 마치 몇 해나 지난 일처럼 떠올리곤 한다. 때로는 엊그제 일을 까맣게 잊기도 하는데, 엊그제란 너무나 먼 옛날이라서, 오늘 같은 새로운 하루하고 대면 참으로 아득할 만하다. 날마다 새로 자란다면 어제나 그제란 얼마나 어슴푸레할 옛날이 될까. 사진을 찍는 마음이라면, 날마다 새로 자라면서 차츰 잊는 지난 우리 모습을 담되, 스스로 이렇게 자라는구나 하고 깨닫는 기쁨을 알고 싶기 때문일 수 있다. 《세상을 찰칵! 사진》을 읽는다. 사진 이야기를 놓고 어른 눈높이로 쓸 적하고 어린이 눈높이로 쓸 적에 이렇게 다르다는 대목을 읽는다. 모든 인문책이 어린이 눈높이로 쓴다면, 이렇게 어린이 눈높이로 제대로 쉽게 풀어내어 쓰고서야 비로서 어른한테 한결 넓고 깊게 파헤치는 이야기를 쓰면 아주 좋겠구나 싶다. 우리는 예술이나 과학이나 인문이나 철학 같은 너무 큰 이름을 갖다 붙이면서 정작 삶을 짓는 기쁜 몸짓하고는 멀어지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