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공포 恐怖


 공포에 떨다 → 무서워 떨다 / 두려워 떨다

 공포와 싸우다 → 무서움과 싸우다 / 두려움과 싸우다

 죽음의 공포가 → 죽는다는 두려움이 / 죽을까 무서워

 공포를 느겼다 → 무서웠다 / 두려웠다


  ‘공포(恐怖)’를 “두렵고 무서움”으로 풀이한 사전입니다. ‘두렵다’는 “1.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로, ‘무섭다’는 “1. 어떤 대상에 대하여 꺼려지거나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는 데가 있다 2. 두려움이나 놀라움을 느낄 만큼 성질이나 기세 따위가 몹시 사납다”로 풀이하고요. 뒤죽박죽 돌림풀이에 겹말풀이인 셈입니다. 한자말 ‘공포’는 ‘두렵다’나 ‘무섭다’ 가운데 하나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공포’를 여덟 가지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알리는 일은 ‘알림’이라 하면 되고, 빈 채 소리만 나도록 쏘는 총은 ‘빈총’이라 하면 됩니다. 2018.5.16.물.ㅅㄴㄹ



공포(公布) : 1.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림 2. [법률] 이미 확정된 법률, 조약, 명령 따위를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일

공포(公逋) : 국가에 빚을 짐. 또는 국가의 돈을 축냄

공포(功布) : 장례식에서 관을 묻을 때에, 관을 닦는 데 쓰는 삼베 헝겊. 발인할 때 명정(銘旌)과 함께 앞에 세우고 간다

공포(空包) : 실탄 대신에 나무나 종이로 만든 마개를 장치하여, 쏘는 소리만 나게 만든 연습용 탄약

공포(空胞) : [식물] = 액포(液胞)

공포(空砲) : 1. 실탄을 넣지 않고 소리만 나게 하는 총질 2. 대상을 위협하기 위하여 실탄을 넣고 공중이나 다른 곳을 향하여 하는 총질

공포(?包/貢包) : [건설]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하여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나무쪽 ≒ 포작(包作)

공포09(貢布) : [역사] 조선 시대에, 외거(外居) 공노비가 신역(身役) 대신의 노비공으로 매년 국가에 바치던 베



욕설을 들어야 했던 청소년 노동자 대부분은 수치심과 공포를 견디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 막말을 들어야 했던 푸름이 노동자는 거의 창피와 두려움을 견디며 일했습니다

《10대와 통하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이야기》(이수정, 철수와영희, 2015) 78쪽


보는 이에 따라 원망, 공포, 증오, 혐오, 꿈,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춘다고 하지요

→ 보는 이에 따라 못마땅함, 두려움, 미움, 싫음, 꿈. 그 사람 속을 비춘다고 하지요

《백귀야행 24》(이마 이치코/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6) 193쪽


영어가 지구상의 모든 말을 밀어낼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가질 수도 있다

→ 영어가 지구에서 모든 말을 밀어낼지도 모른다며 두려울 수 있다

→ 영어가 온누리 모든 말을 밀어낼지도 몰라 두려워할 수 있다

《우리 음식의 언어》(한성우, 어크로스, 2016) 362쪽


공포체험을 이야기한 영은 만족해서 성불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영도 성불하는

→ 무서운 일을 이야기한 넋은 흐뭇해서 떠나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넋도 떠나는

《경계의 린네 2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학산문화사, 2018) 33쪽


두려움은 공포로 변하고, 공포의 끝에는 다시 희망이 있습니다

→ 두려워 벌벌 떨고, 벌벌 떨다가 다시 꿈을 생각합니다

→ 두려워 벼랑끝에 몰리고, 벼랑끝에는 다시 꿈이 있습니다

《괜찮아, 나도 그래》(순천 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황왕용, 학교도서관저널, 2017)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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