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9.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송은정 글, 효형출판, 2018.1.20.
이제 마을 빨래터를 치우고 나면 두 아이가 물놀이를 즐기겠노라 말한다. 시원하게 놀고픈 철이 돌아왔다. 두 아이는 놀잇감만 챙겨 왔다. 혼자 바닥을 북북 긁는다. 빨래터를 다 치운 뒤에 담벼락을 타고 앉아서 쉰다. 아이들 신은 스스로 빨래하도록 맡긴다. 신빨래를 엉성히 해도 지켜보기로 한다. 엉성한 줄 잘된 줄 스스로 느껴야 한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를 읽어 본다. 책을 장만하고서 열흘 만에야 읽는 셈. 요 한 달 사이는 출판사에 마감을 해서 넘기는 글이 잇달아 있고, 마감을 지어 넘긴 글을 피디에프파일로 받으면 새로 손질해서 보내노라니, 느긋하게 책을 쥐기 어렵다. 책일을 마치면 집일을 하고, 집일을 마치면 책숲집을 건사하는 하루이니, 책읽기는 맨 나중으로 미룬다. 아이들하고 함께 배우는 살림을 하자면 그야말로 책은 뒷전이다. 어쩌면 참 많은 이웃님도 책은 으레 뒷전이 되지 않을까? 나처럼 밥을 하다가 1분쯤 말미가 생길 적에, 잠들기 앞서 1분쯤,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로 다녀오는 길에, 빨래를 마당에 널고 허리를 펴다가 1분쯤, 빨래터 치우고 발을 말리는 몇 분쯤, 이 조각틈에 책을 펴기란 만만하지 않겠지. 서울에서 마을책집을 하다가 문을 닫을 수 있는 오늘날이다. 그래도 책지기님 애쓰셨어요.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