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4.10.


《동심언어사전》

이정록 글, 문학동네, 2018.3.12.



  316가지 낱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은 《동심언어사전》을 읽는다. 생각이 좋구나 싶으면서도, ‘동심언어’라는 이름에서 걸린다. ‘동심언어’라는 이름을 붙인 사전이라면 시집이라면, 이 책은 어린이가 읽을 사전이나 시집은 아닌 셈이다. 어린이가 안 쓰는 말로 이름을 붙였으니까. 어린이한테 읽힐 사전이나 시집이라면 ‘마음 읽기 사전’쯤으로, 또는 ‘마음말 사전’쯤으로 이름을 붙이면서 이야기를 풀어내어야 어울리지 싶다. 책을 읽어 보아도 이 시집을 아이한테 읽히기는 어렵다. 시에 쓴 낱말도 아이하고 안 맞고, 줄거리도 어른 삶터를 보여준다. ‘어린이 마음’이란 무엇일까?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홀가분하며, 서로 아낄 줄 알고, 늘 사랑을 바탕으로 삼는 숨결이지 싶다. 즐겁게 놀이하듯 심부름을 하고, 어른 곁에서 어깨너머로 일손을 배우다가도, 야무진 손놀림으로 멋지게 하루를 지을 줄 아는 넋이 바로 어린이 마음이라고 느낀다. 어린이는 나이가 적을 뿐, 고스란히 하느님이다. 어른은 나이가 많을 뿐, 어린이가 자란 사람이다. 시를 쓰거나 말을 다루어 사전을 엮는 분들이 이 대목을 곰곰이 살펴 주면 좋겠다. 시에서 일본 말씨나 일본 한자말이 드문드문 나오는데 요즘 다른 시집하고 대면 퍽 점잖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