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IE (3disc)
김지운 감독, 이병헌 외 출연 / 플래니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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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정원 요원 수현(이병헌)은 약혼녀 주연이 무참히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내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유력한 용의자들을 추적하던 중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이 범인임을 밝혀내고  

장경철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을 시작하지만...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며 1분여를 삭제하고 겨우 개봉한 이 영화는  

역시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수위를 보여주었다. 나름 못 볼 것(?) 다 본 나로선 생각보단  

수위가 약했지만(?)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선 최고 난이도라 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복수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 같다.  

수현이 장경철을 찾아낸 후 나름 최고의 고통을 선사하겠다며 잡았다 풀어주는 걸 반복한다.  

여기서부터 수현은 잘못된 복수게임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나중에 그가 하는 말처럼 수현은 장경철을 너무 쉽게 봤다. 겨우 몇 군데 좀 불편하게 해놓고  

위치만 안다고 장경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 게 그의 크나큰 실수였다.  

결국 수현은 장경철을 만만하게 본 대가를 치르고 만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들이 연상되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 복수 3부작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복수 3부작은 스토리 자체도 이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고 복수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오로지 수현과 장경철간의 복수란 주제의 게임을 펼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사랑하는 약혼녀의 처참한 꼴을 본 수현이 장경철에게 극한의 고통을 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피를 말려 죽이겠다는(?) 수현의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  

차라리 마지막에 정경철에게 가한 방법을 썼다면 깔끔했을 것인데 

(그러면 영화가 금방 끝나고  말았겠지..ㅋ) 장경철을 가지고 놀겠다는 어리석인 생각을 하는  

바람에 또 다른 비극을 맛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악마에게 고통을 가하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어 가는 수현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결국 복수란 건 허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복수를 성공하는 순간에는 가슴 속의 응어리가 조금은  

사라지겠지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순간의 쾌감 외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수현의 장경철을 상대로 한 복수극은 결국 더 큰 상처만 남기고 말았을 뿐이다.  

장경철의 최후를 보면 통쾌하단 생각보단 왠지 또 다른 복수의 씨앗을 낳았다는  

찝찝함만을 남길 뿐이었다.



악마들이 등장하다 보니 표현 수위는 상당히 높았지만(인육이니 사체 훼손 등의 장면은 심의통과를  

위해 잘라냈다는데 어디서 잘라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ㅋ) 예상 외로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악마로 철저하게 변신한 최민식의 연기는 역시라고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병헌은 나름 분전했지만 최민식을 따라가긴 아직 먼 것 같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중엔 '달콤한 인생'이 복수극이란 점에서 그나마 이 영화와 비슷한 설정인데  

'달콤한 인생'이 주었던 여운마저도 없었던 영화라 할 수 있었다.  

수위는 높았지만 차려진 밥상에 비해 그다지 먹을 것은 없었던 영화였다.  

굳이 평가한다면 우리 영화의 표현 수위를 조금 높인 점이 아닐까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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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2disc)
이정범 감독, 원빈 김새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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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당포를 운영하며 은둔 생활을 하던 태식(원빈)은 종종 찾아오는 외로운 옆집 소녀 소미와  

묘한 유대감을 형성해가는 도중 마약을 훔쳤던 소미 엄마와 소미를 범죄조직이 납치해가자  

소미를 구하러 나서는데...



예상 외로 흥행 성공 중인 영화라 과연 어떨까 싶었는데 한국판 레옹이라 할 수 있는 무난한 영화였다. 

(그래도 '레옹'에 비교하면 비장감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픈 사연을 가진 전직 특수요원인 태식이 유일하게 소통했던 소미를 구하기 위해  

예전의 화려한 솜씨(?)를 선보이며 악당을 물리치는 과정이 볼만 했는데  

원래도 멋진 원빈이 남성미를 물씬 풍기며 한층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금 잔인한 장면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여성 관객들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들을 보면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느낌인데 이 영화에도  

마약제조와 밀거래는 물론 장기밀매까지 벌이는 범죄조직이 등장해서 섬뜩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게다가 아이들을 잡아다 범죄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도 모자라 각막 등 장기들을 팔아먹는 인간들이  

있으니(실제로도 충분히 그런 인간들이 있을 것 같다.) 세상이 점점 험악해지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럼에도 옆집 소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건(실제로는 그 반대의 불미스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지만...)  

옆집 아저씨의 분투는 그나마 우리가 사는 세상에 아직 한가닥 희망이 있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난 절대 태식같은 옆집 아저씨가 되진 못할 것 같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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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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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창조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만을 창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하늘 아래 완전한 새 것은 없다'면서 창조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닌


모방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었다.


 


먼저 3D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아바타'를 예로 드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이면


누구나 짐작했듯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온 장면 등이 등장해 이를 모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기술로 단순한 모방을 훌쩍 넘어섰기에 '아바타'는 분명 창작물이라 할 수 있었다.


모방에서 창조가 나온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아내가 음식을 만들다


손을 자주 베이는 게 안타까웠던 남편이 만들어낸 밴드 반창고는


사랑과 관심이 창조의 근원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고,


귀가 시려서 스케이트를 오래 탈 수 없던 15살 소년이 철사를 둥그렇게 구부리고


털가죽을 덧댔던 게 귀마개가 된 걸 보면 창조라는 게 그리 어려운 거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말은 쉽지 직접 하라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게 문제다.ㅋ)


천막 천으로 청바지를 만든 리바이 스트라우스나 과외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을 방문학습지로


돌파한 대교의 '눈높이'는 그야말로 주변을 차분하게 관찰한 게 바로 창조로 이어진 사례들이며,


가게 주인 할아버지가 딸기를 한 움큼 집어먹어라고 해도 가만있다가 손이 더 큰 할아버지가


집어주는 걸 기다린 앤드류 카네기의 센스도 바로 평소에 꼼꼼한 관찰을 했던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처음 출간했을 때는 '칭찬의 힘'이란 평범한 제목이었는데


제목만 바꿨더니 2만부밖에 안 팔리던 책이 베스트셀러로 탈바꿈한 사례나


코카콜라가 주름치마를 입은 여자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콜라병을 디자인한 결과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기왕이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야 성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 


마지막 장인 '아름다운 창조'에서는 개발도상국에 도서관을 지어준 '룸 투 리드',


그라민 은행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서 성공을 거둔 무하마드 유누스 등의


사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한 창조자들을 소개하였다.


 


사실 우리는 모방하는 것을 상당히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남의 것을 베끼고 훔치는 도둑질(?)이거나 실력이나 재능이 부족한 사람들이


편하고 쉽게 살기 위한 방법을 모방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방이 창조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일을 하면서 예전의 사례를 찾아본다거나 다른 곳에선 어떻게 하는지를 참조하는 것은


맨 땅에 헤딩하는 것보단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거기다 조금만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기존의 결과물들을 개선하면


그야말로 모방에서 창조를 이끌어내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사례들은 창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주면서


모방이 바로 창조의 시작임을 잘 알려주었다.


창조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무지개도 파랑새도 아닌 바로 내 옆에 있는 것이며


모방의 긴 끄트머리에 숨어 있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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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절판


창조는 무지개가 아니다. 파랑새도 아니다.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여기 가까이에 있다. 미세한 변화만 주어도 손에 쉽게 잡히기도 하는 게 창조다.-248쪽

창조는 어렵지 않다. 살짝 비틀거나 조금 비켜도 멋진 창조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맨 땅에서 생짜배기로 창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전의 것들을 자꾸 모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창조의 실체가 드러난다. 창조는 모방의 긴 끄트머리에 숨어 있다. 모방하라. 현안에 연결시켜라. 끝내 창조하라.-250-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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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 밀실살인게임 1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다스베이더 마스크를 쓴 두광인, 제이슨처럼 하키 마스크를 쓴 aXe,

노란 아프로 모양의 가발을 쓴 반도젠 교수, 늑대거북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은 잔갸 군,

초점을 일부러 흐릿하게 하여 자신의 얼굴을 교묘하게 숨긴 044APD.

이들 5명은 인터넷상에서 화상채팅을 하며 리얼 추리 게임을 즐기는 사이다.

게임의 형식은 한 사람이 문제를 내고 다른 4명이 답을 맞추는 형식인데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맞추지 못할 기상천외한 트릭을 사용하여 실제 살인사건을 저지르는데...



'벚꽃지는 계절에 그리워하네'를 통해 서술트릭의 진수를 보여줬던 우타노 쇼고의 작품인

이 책은 네이버 일미즐 카페에서 카페 회원들이 뽑은 2010년 최고의 일본 미스터리로

선정되어서 당연히 읽지 않을 수 없었는데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작품다운 아우라를 선보였다.

그리고 비틀즈의 '애비로드' 앨범을 패러디한 깜찍한(?) 표지도 인상적이었다.

추리소설 마니아라 할 만한 5명은 채팅을 통해 리얼추리게임을 시작한다.

그것도 자신들이 만든 트릭을 실제로 써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데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게임을 위해 살인을 하는 게 실제 사건이라면

그야말로 천인공노할 엽기적인 사건이겠지만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

그런 장치는 오히려 극적 재미를 높여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때문에 추리소설에 대해 범죄를 부추키니 하는 성급한 비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소설과 실제도 구분하지 못하는 그런 수준의 인간이라면 꼭 추리소설이 아니더라도

다른 거에 자극을 받아서라도 얼마든지 범죄를 저지를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유해매체(?)로부터 차단시켜야 할 것이다.



암튼 다섯 명이 번갈아가면서 벌이는 극한의 살인게임은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트릭을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

aXe가 저지르는 12명의 연쇄살인사건은 미싱링크의 진수를,

잔갸 군의 잘린 머리 살인은 밀실트릭, 반도젠 교수는 알리바이 트릭,

044APD는 다중밀실사건으로 자신들의 솜씨를 선보였고

주인공격인 화자라 할 수 있는 두광인은 밀실과 알리바이를 교묘하게 섞은

또다른 유형의 범죄를 실행하는데 문제마다 나머지 네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정답을 맟추는 과정은 본격 추리소설이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주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서 여러 버전의 밀실트릭을 보여줬던 우타노 쇼고는  

이 작품을 통해 본격 추리소설에서 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트릭들을 자유자재로 요리해낸다.

역시 신본격의 기수 중 한 명다운 노련한 솜씨를 구사하는데 단순히 범인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

범행의 과정을 맞추는 보다 고차원의 추리게임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여러 본격 추리소설에서 범인 맞추기가 등장하였지만 그야말로 감으로 범인을

때려맞추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선 그런 건 애당초 불가능한 경지의 문제들이었다.

마지막에 두광인의 극단적인 시도까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 이 책은

그 결말까지 알려주지 않아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은 2권을 빨리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과연 2권에선 또 어떤 충격적인 게임으로 독자들을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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