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보통 창조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만을 창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하늘 아래 완전한 새 것은 없다'면서 창조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닌


모방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었다.


 


먼저 3D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아바타'를 예로 드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이면


누구나 짐작했듯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온 장면 등이 등장해 이를 모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기술로 단순한 모방을 훌쩍 넘어섰기에 '아바타'는 분명 창작물이라 할 수 있었다.


모방에서 창조가 나온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아내가 음식을 만들다


손을 자주 베이는 게 안타까웠던 남편이 만들어낸 밴드 반창고는


사랑과 관심이 창조의 근원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고,


귀가 시려서 스케이트를 오래 탈 수 없던 15살 소년이 철사를 둥그렇게 구부리고


털가죽을 덧댔던 게 귀마개가 된 걸 보면 창조라는 게 그리 어려운 거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말은 쉽지 직접 하라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게 문제다.ㅋ)


천막 천으로 청바지를 만든 리바이 스트라우스나 과외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을 방문학습지로


돌파한 대교의 '눈높이'는 그야말로 주변을 차분하게 관찰한 게 바로 창조로 이어진 사례들이며,


가게 주인 할아버지가 딸기를 한 움큼 집어먹어라고 해도 가만있다가 손이 더 큰 할아버지가


집어주는 걸 기다린 앤드류 카네기의 센스도 바로 평소에 꼼꼼한 관찰을 했던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처음 출간했을 때는 '칭찬의 힘'이란 평범한 제목이었는데


제목만 바꿨더니 2만부밖에 안 팔리던 책이 베스트셀러로 탈바꿈한 사례나


코카콜라가 주름치마를 입은 여자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콜라병을 디자인한 결과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기왕이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야 성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 


마지막 장인 '아름다운 창조'에서는 개발도상국에 도서관을 지어준 '룸 투 리드',


그라민 은행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서 성공을 거둔 무하마드 유누스 등의


사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한 창조자들을 소개하였다.


 


사실 우리는 모방하는 것을 상당히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남의 것을 베끼고 훔치는 도둑질(?)이거나 실력이나 재능이 부족한 사람들이


편하고 쉽게 살기 위한 방법을 모방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방이 창조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일을 하면서 예전의 사례를 찾아본다거나 다른 곳에선 어떻게 하는지를 참조하는 것은


맨 땅에 헤딩하는 것보단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거기다 조금만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기존의 결과물들을 개선하면


그야말로 모방에서 창조를 이끌어내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사례들은 창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주면서


모방이 바로 창조의 시작임을 잘 알려주었다.


창조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무지개도 파랑새도 아닌 바로 내 옆에 있는 것이며


모방의 긴 끄트머리에 숨어 있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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