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더블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제중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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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빌의 유일한 일간지 라이츠빌 레코드의 기사를 오려낸 익명의 편지를 받게 된 엘러리 퀸은

애증의 도시 라이츠빌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기사에 따르면 심장마비로 죽은 매캐비가 실은 백만장자여서 그의 전 재산을 의사인

세바스티안 도드에게 남겼고, 라이츠빌 염색 공장의 동업자였던 존 스펜서 하트가 자살하는 바람에

공장 경영까지 도드가 떠맡게 되었다는데 누가, 왜 보낸지 모르는 기사는 사흘 뒤 다시 오게 된다.

이번엔 마을의 술꾼 톰 앤더슨 사라졌다는 것인데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사들에 황당해 하던

엘러리 퀸에게 톰 앤더슨의 딸 리마가 찾아와 아버지의 실종사건을 밝혀달라고 부탁하자

어쩔 수 없이 엘러리 퀸은 다시 라이츠빌로 향하게 되는데...

 

전작인 '열흘 간의 불가사의'에서 범인에게 호되게 당했던 엘러리 퀸이

과연 땅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후속작인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마더 구스'에 나오는 동요에 따라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서 더욱 흥미가 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보면서 동요 살인의 묘미를 만끽했던 기억이

생생해 과연 엘러리 퀸은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이 책에선 그다지 동요를 부각시키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물론 동요에 따른 살인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요 내용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이에 따라 차근차근 사건이 터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알고 보니 피해자들이

동요의 내용과 같다는 걸 추측하는 형식인지라 동요살인에 따른 공포감의 증대와 같은

분위기 조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었다.

암튼 리마와 함께 라이츠빌로 돌아온 엘러리 퀸은

세 명의 사건에 모두 도드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그에게 주목한다.

뭔지 모를 두려움에 떨고 있던 도드가 톰 앤더슨이 술을 끊는 조건으로 5천 달러를 줬음 알게 되고,

도드의 서재에서 뭔가를 훔치려던 자카르가 윈십과 몸싸움 끝에 총에 맞아 죽게 되자

엘러리 퀸은 그동안에 라이츠빌에서 발생한 연이은 죽음에 모종의 법칙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부자, 가난뱅이, 거지, 도둑으로 이어지는 동요살인임을 깨닫게 된 엘러리 퀸은

다음 차례가 의사인 도드임을 직감하는데...


동요살인의 묘미는 역시 동요의 내용에 맞춰 살인이 일어나는 것인데

동요 내용이 뭔지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상황에 몰입하기엔 좀 부족했지만

의사, 변호사, 장사꾼, 대장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폭주가 이어지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엘러리 퀸이 사건해결을 못하고 속수무책인 상태로 있어

전작처럼 범인의 꼭두각시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염려가 되었는데

이 책에서도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뒷북을 치는 신세라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한편 이 책의 제목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아마도 동전의 양면이나

동요의 두 가지 버전처럼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선택의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범인이 한 번 시작한 살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것처럼

잘못된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길임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마치 우연과 사고인 것처럼 애매한 죽음이 연이어 발생하여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는데 

라이츠빌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엘러리 퀸이 점점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같아

다음 작품에선 예전의 호기에 찬 모습을 다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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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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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났던 하워드를 오랜만에 재회한 엘러리 퀸은 종종 기억상실상태에 빠져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하워드의 초대를 받아 다시 라이츠빌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엘러리 퀸은 하워드가 양아버지 디드릭과 결혼한 샐리와 부적절한 관계이고 

하워드가 샐리에게 보낸 연애편지를 누군가가 훔쳐 가서 그들을 협박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워드와 샐리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협박범에게 돈을 전달해야 하는 난감한 임무를 맡게 된 엘러리 퀸.

그는 앞으로 닥칠 엄청난 재앙은 모른 채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재앙의 거리', '폭스가의 살인'으로 시작된 라이츠빌 시리즈는

기존의 국명 시리즈나 비극 시리즈와는 뭔가 다른 느낌을 주었다.

본격 추리물에 가까웠던 전작들과는 달리 라이츠빌이란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다뤄 색다른 미스터리의 묘미를 보여줬던 라이츠빌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인데다 십계명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니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역시 뭔가 다른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계모와 양아들 사이의 불륜이라는 막장관계를 소재로 해서 좀 뜬금없는 감은 있었지만

엘러리 퀸은 어쩔 수 없이 이들의 문제에 개입하게 되는데

상황은 점점 깊은 수렁에 빠지면서 결코 헤어나오지 못한다.

당장 급한 문제는 돈으로 해결을 하지만 또다시 협박범이 돈을 요구하자

샐리의 목걸이를 디드릭 몰래 전당포에 맡겨 돈을 빌리는데

어이없게도 또 엘러리 퀸이 그들의 조수 노릇을 한다.

불륜 커플의 정말 한심한 작태에 일조하는 엘러리 퀸이라니

엘러리 퀸의 처지가 나락에 떨어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더 큰 문제는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상황이 결국 두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엘러리 퀸은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십계명과 연결해서 하루에 한 계명씩에 해당하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했었는데 전혀 뜻밖의 사건이 벌어진다.

등장인물들 자체가 상당히 제한된 상태라 좀 싱겁게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마치 신의 장난과 같은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자존심 강한 엘러리 퀸은 막장 커플의 조수 노릇을 하더니만 결국에는 더 큰 사고를 치고 만다. 사람이 뭔가에 꽂히면 뭐든지 그쪽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 속의 엘러리 퀸이 바로 범인이

놓은 십계명 덫에 단단히 빠져서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를 치고 만다.

물론 여러 가지 정황상 그런 추리가 나오기 충분한 상황이라고 위로를 할 수도 있겠지만

악마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그의 치명적인 실수라 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뻔뻔한 범인을 응징하긴 하지만 뭔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범인과의 정면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왠지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연상시켰는데

기존에 봤던 엘러리 퀸의 작품들과는 뭔가 다른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분위기도 고전다운 매력이 넘치는 데다 종종 실수를 저질러서 조금은 인간미를 보여주던

엘러리 퀸이 이 책에선 완전히 지옥 문턱까지 갔다 오기에

완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반전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바람 잘 날 없는 라이츠빌에 또 한 번 불어닥친 재앙을 겨우 수습해낸 엘러리 퀸.

다음에는 이번의 엄청난 실수를 제대로 만회해 다시 예전의 엘러리 퀸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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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3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완결편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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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2권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 원리를 명쾌하게 알려줬던

로버트 치알디니와 그의 동료들이 이번에는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을 소개하는 이 책을 가지고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설득에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그동안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를 읽다 보니 속된 말로 한 끗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뭔가 대단한 기술이 필요할 것 같은 설득은 알고 보면 작동하는 기본 원리만 알게 되면

큰 노력 들이지 않고도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낳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총 52가지의 유용한 설득의 기술을 알려준다.


사람들이 제때 세금을 내도록 만들거나 병원 예약시간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세금 고지서에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제때 세금을 냈는지를 알려주거나

병원 예약을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는 것인데

별 힘 안 들이고 조금만 신경 쓰면 그 결과가 괄목할 정도임을 잘 보여주었다.

세금고지서 사례가 사회적 증거의 법칙이 작용한 전형적 사례라고 한다면

병원 예약 사례는 일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전형적 사례였다.

이렇게 이 책에선 전작들에서 강조했던 설득의 6가지 법칙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여러 책에 소개된 뉴욕시의 범죄예방사례인 '깨진 유리창 법칙'

또 등장했고, 허리케인의 이름이 자신의 이름과 비슷할 때 기부금을 더 많이 냈다는 사실은

허리케인 이름도 잘 지어야(흔한 이름으로 지어야) 피해복구에 유리함을 잘 알려줬다.

관계와 팀워크를 위해 공유 가능한 특별한 특징을 찾아내서 강조하고, 자신이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면 직원들의 생산성을 추가 비용 없이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목표 달성에 있어선 특정한 수치보다는 구간으로 설정하는 게 좀 더 유연한 성취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준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너무 빡빡한 목표 설정이

오히려 쉽게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음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는 얘기했다. 한편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 부여 시엔 '작은 영역의 가설'이 효과가 있는데

목표 달성이 50% 이하인 상태에선 달성한 수치를 강조하고,

50% 이상이면 남은 수치를 강조하는 게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었다.

콜 센터의 통화대기음을 고객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기발한 발상이나

생산적인 회의를 위해 회의 주재자가 마지막에 발언하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며 회의 테이블을

원형으로 배치하는 것 등 당장 써먹어도 유용할 팁들이 가득한 책이었는데

정말 사소한 차이가 미치는 영향력의 변화가 상당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메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간단한 문구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상대방에게 두 배 이상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심리를 안다는 게 얼마나 사회생활에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협상에서 먼저 자신의 조건을 제안하는 거나 가격의 숫자 끝자리를 9로 바꾸는 것(1달러를 99센트로),

똑같은 내용이더라도 계산하기 어려운 것은 아이템을 가격보다 먼저 제시하는 등

비즈니스에선 바로 큰 효력을 발휘할 내용들로 가득했다.

어떻게 보면 좀 영악하다고 할까 왠지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악의를 갖고 남을 속이는 게 아니라면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게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해주고 보다 센스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비법이 아닐까 싶었다.

여러 실험들로 검증된 내용들이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가는 책이었는데,

절정-대미 효과나 설득하는 논거는 세 개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등

이 책에서 배운 스몰 빅을 잘 활용하면 작은 차이로 상당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6
자신이 속해 있거나 속하고 싶은 그룹의 특성에 부합하게 행동하는 방식으로 동기 유발이 되지만 동시에 자신이 속하고 싶지 않은 그룹의 일상적인 행동을 피하도록 동기유발이 되기도 한다.

69
협동과 파트너십을 격려하기 위해 `스몰 빅`을 활용하려면 동질성 공유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 내 협동과 지원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싶은 매니저와 리더라면 팀이 공유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동료, 새로운 팀, 새로운 부서원과 공유할 수 있는 일상적인 특징이 아닌 특별한 특징을 찾아내어 강조하는 것이다. 새로운 동료와 공유하는 것 중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점을 강조하라는 것이다.

86
약속이 행동으로 옮겨지려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약속의 이행 여부에는 중요한 요소가 두 가지 더 있다. 약속이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것과, 개인이나 집단이 공개적으로 그 약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127-128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도전과 달성 가능성, 이 두 가지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268
이 연구는 고객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남아 있는 많은 것보다 이미 성취한 작은 것에 집중하도록 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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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스캔들 - 불꽃 같은 삶, 불멸의 작품
서수경 지음 / 인서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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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만 보면 상당히 자극적인 얘기를 다룰 것처럼 생각되지만

영문학 거장 25명의 불꽃 같은 삶과 불멸의 작품을 다룬 이 책은

이름은 익히 알고 있지만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영문학계의 슈퍼스타들의 삶과

작품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진진한 얘기를 담아내고 있다.  

첫 번째 주자로 W. B. 예이츠가 등장하는데 치열한 운동권 아가씨인 모드 곤을 사랑하면서

그의 삶과 작품세계가 요동을 쳤다.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는데,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로 유명한 '황무지'의 시인 T. S. 엘리엇에게도

동성의 애인이 있었을 거라는 충격적인 가설을 제시한다.

4월이 잔인한 이유가 사랑했던 그가 죽었기 때문이라니

그동안 알았던 '황무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다.

영문학사 최고의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라는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연과

이미 '거장들의 스캔들'에서 만나봤던 에드거 앨런 포의 파란만장한 삶과 러브 스토리를 보면

예술가들은 극적인 삶을 살아야 명작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가스 오븐에 머리를 넣고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와 페미니즘의 선구자라 할 수 있지만

결국 강물에 몸을 던진 버지니아 울프 등 삶의 마지막을 비극적으로 마친 인물들이 적지 않았는데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던

오스카 와일드도 말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특히 오스카 와일드는 동성애로 처벌받는 등

그야말로 스캔들 메이커였는데 테네시 윌리엄스 등 유독 동성애자가 많은 건

예술가들의 독특한 취향인지 그런 취향이 그들을 예술가로 만든 것인지 잘 모르겠다.

매카시 선풍 속에 마릴린 먼로와의 결혼으로 유명세를 얻은 아서 밀러와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까지 위대한 작가들에게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었다.


영국이 셰익스피어보다 사랑했다고 하는 찰스 디킨스나 아무리 그래도 넘버 원이라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얘기도 흥미진진했는데 특히 세계 10대 음모설 중 하나라는

셰익스피어의 정체성 논란을 깔끔하게 정리한 부분이 맘에 들었다.

전에 읽었던 '햄릿'의 해설에서도 일부 다뤘지만 이 책에선 셰익스피어가 사실은 가짜고

프란시스 베이컨, 크리스토퍼 말로, 에드워드 드 비어 백작 등 여러 실존인물이 진짜라는

옥스퍼드파와 셰익스피어가 진짜 실존인물이라는 스트랫퍼드파의 각각의 주장과 논거,

반박을 보기 좋게 정리했는데 이 책에선 그가 실존 인물이라는 데 좀 더 비중을 두는 듯했다.

그 밖에 '주홍 글씨'의 나다니엘 호손,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 등 친숙한 작가들의 삶을 알게

되면서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고, 이름만 익숙했던 제임스 조이스, 토머스 하디,

에밀리 브론테 등과 이 책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조셉 콘래드, 존 키츠까지

영문학계의 내로라하는 대표선수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전에 읽었던 고 장영희 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와도 비슷한 컨셉의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장영희 교수의 책이 에세이라 한다면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감상보단 작가와 작품 설명에

좀 더 충실해서 매력적인 영문학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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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지음, 홍은주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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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네살의 독신인 힐데가르트는 우연히 막대한 재산을 소유한 남자가

결혼할 상대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인생역전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일단 서류전형(?)에 통과하기 위해 경쟁자들과는 차별화된 편지를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코트다쥐르로 초대를 받게 되는데 그곳에서 예상밖에 늙은 백만장자가 아닌

매력적인 그의 비서가 전혀 뜻밖의 제안을 하는데...

남자는 재력, 여자는 미모라는 케케묵은 법칙이 여전히 유효한 세상에서

이 둘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은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한편으로는 비난을 자아내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에 이를 가진 자들이 누리는 행복한 모습에 질투와

시샘을 보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행복이 보기와는 달리 보여주기 위한

포장된 것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이 많은 부자와 젊은 미모의 여자의 만남은 세간의 화제가 되기엔 충분하지만

그들의 인연이 아름다운 결말을 맺는 경우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선 딱 그런 세상을 풍자하는 얘기를 담아내고 있다.

백만장자와의 결혼으로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인 힐데가르트와

성깔 있는 노인네를 모신 대가를 제대로 지급받으려고 하는 비서 안톤 코르프가 의기투합하여

괴팍한 백만장자 리치먼드의 재산을 꿀꺽하려는 모종의 음모가 진행되는데,

힐데가르트와 리치먼드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지만 벼랑 끝 전술로 밀당에서 이긴

힐데가르트는 결국 리치먼드와 결혼에 골인하며 목표를 이룬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레퍼토리라 할 수 있었는데 반전은 이후부터 시작된다.

역시나 리치먼드가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아직 유언장을 공증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안톤 코르프로부터 리치먼드의 시체를 일단 살아 있는 것처럼 옮기라는 지시를 받은 힐데가르트는

간신히 그의 시체를 배에서 끌어내려 집으로 돌아가는데 성공하지만

금방 그의 죽음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살인 누명을 씌게 되는데...


욕망에 눈이 먼 여자가 어리석은 선택을 한 대가를 치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고 고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가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 누명까지 덤터기를 쓴다면 그건 좀 지나친 일이 아닌가 싶다.

보통 작품이라면 힐데가르트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뼈저린 삶의 교훈을 얻고 새출발을 하는 장면으로 훈훈한 마무리를 하는 게

정석이겠지만 이 책은 결코 쉽게 힐데가르트를 용서하지 않는다.

사실 현실에선 그다지 권선징악의 결말이 통하지 않고 가진 자와

나쁜 자들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온갖 불법도 마다 하지 않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자들을 상대로 한

싸움을 이기기는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서는 힐데가르트가 돈에 눈이 멀어

안이하게 대처했던 게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진실을 밝히려고 해도 이미 거짓말을 한 자신을 쉽게 믿어주기 만무하고

철저히 함정을 판 악당의 계략에 꼼작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힐데가르트의 모습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물론 힐데가르트보다 더한 악마가 승리하는 모습에는 씁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지만

순수하지 못한 욕망에 기인한 위선적인 행동은 결국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사실 이 책은 예전부터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좀 촌스런(?) 제목이라 그리 당기지 않았는데

예상 외로 매력 만점의 강렬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보통 추리소설이나 스릴러가 범인이 단죄를 받는 결말을 가진 것에 비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전개와 결말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임수정이 힐데가르트 역을 연기하는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과연 책으로 봤던 것 이상의 스릴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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