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더블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제중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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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빌의 유일한 일간지 라이츠빌 레코드의 기사를 오려낸 익명의 편지를 받게 된 엘러리 퀸은

애증의 도시 라이츠빌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기사에 따르면 심장마비로 죽은 매캐비가 실은 백만장자여서 그의 전 재산을 의사인

세바스티안 도드에게 남겼고, 라이츠빌 염색 공장의 동업자였던 존 스펜서 하트가 자살하는 바람에

공장 경영까지 도드가 떠맡게 되었다는데 누가, 왜 보낸지 모르는 기사는 사흘 뒤 다시 오게 된다.

이번엔 마을의 술꾼 톰 앤더슨 사라졌다는 것인데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사들에 황당해 하던

엘러리 퀸에게 톰 앤더슨의 딸 리마가 찾아와 아버지의 실종사건을 밝혀달라고 부탁하자

어쩔 수 없이 엘러리 퀸은 다시 라이츠빌로 향하게 되는데...

 

전작인 '열흘 간의 불가사의'에서 범인에게 호되게 당했던 엘러리 퀸이

과연 땅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후속작인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마더 구스'에 나오는 동요에 따라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서 더욱 흥미가 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보면서 동요 살인의 묘미를 만끽했던 기억이

생생해 과연 엘러리 퀸은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이 책에선 그다지 동요를 부각시키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물론 동요에 따른 살인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요 내용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이에 따라 차근차근 사건이 터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알고 보니 피해자들이

동요의 내용과 같다는 걸 추측하는 형식인지라 동요살인에 따른 공포감의 증대와 같은

분위기 조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었다.

암튼 리마와 함께 라이츠빌로 돌아온 엘러리 퀸은

세 명의 사건에 모두 도드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그에게 주목한다.

뭔지 모를 두려움에 떨고 있던 도드가 톰 앤더슨이 술을 끊는 조건으로 5천 달러를 줬음 알게 되고,

도드의 서재에서 뭔가를 훔치려던 자카르가 윈십과 몸싸움 끝에 총에 맞아 죽게 되자

엘러리 퀸은 그동안에 라이츠빌에서 발생한 연이은 죽음에 모종의 법칙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부자, 가난뱅이, 거지, 도둑으로 이어지는 동요살인임을 깨닫게 된 엘러리 퀸은

다음 차례가 의사인 도드임을 직감하는데...


동요살인의 묘미는 역시 동요의 내용에 맞춰 살인이 일어나는 것인데

동요 내용이 뭔지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상황에 몰입하기엔 좀 부족했지만

의사, 변호사, 장사꾼, 대장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폭주가 이어지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엘러리 퀸이 사건해결을 못하고 속수무책인 상태로 있어

전작처럼 범인의 꼭두각시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염려가 되었는데

이 책에서도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뒷북을 치는 신세라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한편 이 책의 제목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아마도 동전의 양면이나

동요의 두 가지 버전처럼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선택의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범인이 한 번 시작한 살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것처럼

잘못된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길임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마치 우연과 사고인 것처럼 애매한 죽음이 연이어 발생하여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는데 

라이츠빌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엘러리 퀸이 점점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같아

다음 작품에선 예전의 호기에 찬 모습을 다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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