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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아트 투어 - 프랑스부터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까지
박주영.김이재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유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미술관 투어인데 작년 동유럽여행 때도 바쁜 일정 속에 그나마 자유
시간이 있을 때 드레스덴 고전거장회화관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을 들러 작품들을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동안 책으로만 봤던 작품을 직접 보는 감흥은 정말 남달랐는데 이 책도 유럽의
주요 미술관의 작품들을 소개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내 생각과는 약간 달랐다. 미술 애호가인 엄마와
크리스티 학예사인 딸의 유럽 5개국 25개 미술관의 관람기라 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에세이에
좀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예술 여행으로 유럽 5개국이라 해서 과연 어디가 포함되어 있을까 궁금했는데 프랑스,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에 있는 미술관들을 소개한다. 앞의 네 곳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나라들인 반면 예상
외로 덴마크가 포함되고 이탈리아가 빠진 것은 의외였다. 프랑스에선 당연히 오르세, 오랑주리, 루브르,
로댕 미술관을 차례로 들르는데 생각보단 많은 작품을 다루진 않아 좀 아쉬웠다. 엄마가 먼저 미술관과
작품과 관련한 얘기들을 들려주면 말미에 딸이 자신의 경험담에 기초한 전문적인 얘기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프랑스가 좀 아쉬웠다면 영국은 덜 알려진 곳들을 소개하면서 좀 더 알찬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나폴레옹을 무찌른 웰링턴 장군의 후손이 소유한 앱슬리하우스나 존 손 경 박물관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켄우드 하우스, 월리스 컬렉션, 코톨드 갤러리까지 비교적 소규모인
연이어 등장하는데 귀족들이 살던 집이 통째로 하우스 뮤지엄으로 운영되는 건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인 점도 흥미로웠다.
스페인에선 마드리드의 3대 미술관인 프라도, 레이나 소피아, 티센 보르네미사 국립미술관을 다룬 후
네델란드로 넘어가는데 암스테르담과 헤이그로 나눠서 설명한다. 특히 헤이그에서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외에 무려 네 곳이나 초면인 미술관을 만나게 되었는데 아마 다른 책에선 다루지 않는 곳들이라
남달랐다. 게다가 덴마크는 미술로 그리 유명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국립미술관을 필두로 무려
네 곳을 소개한다. 컬렉션도 서유럽 유명 미술관들에 못지 않았는데 덴마크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유럽 5개국 아트 투어는 천편일률적인 유명 미술관 관람에서 조금은 벗어나 아직은 덜 유명한,
그러나 꼭 방문할 만한 곳들을 소개해줘서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기분이 들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지만 유럽 여행을 갈 날이 오면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을 꼭 찾아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