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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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발한 상상력이 나래를 펼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보면

과연 그는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곤 했다.

아무래도 상상력의 근원에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세상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

그런 지식과 관찰력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지 않으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

이 책은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책인데

총 383가지 주제에 대한 저자 나름의 생각과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얘기를 접하게 된다.

역사나 신화 속 인물들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역시 서양문화의 원류는 신화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동물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그의 지식세계를 엿볼 수 있다.

기존에 내가 아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간이 자신을 먹여주기 때문에 자신이 신이라 생각하는 고양이들은

중세에 악마와 연결지어 학살당하기도 했는데 페스트가 휩쓸게 되자

고양이를 키웠던 유대인 구역이 그나마 피해를 적게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바나나를 놓고 침팬지의 행동이 어떤지를 보는 실험에선

집단행동이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예언자로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는 어떤 바보도 자신의 무덤을 밟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예배당에 수직 자세로 묻혔다는 사실과

끝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 사람을 선발했던 미 CIA의 묻지마 선발방식,

절벽에서 레밍이 집단자살하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설(대륙이 하나였던 시절의 습성이

유전자에 남아 있어서), 요한나라는 여자 교황이 출산까지 한 충격적인 사건 때문에

이후 교황의 남성성을 확인하는 의식(?)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

빈대의 야릇한(?) 성생활 등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많았는데

이런 단편적인 소재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얘기의 재료가 된 것 같다.

 

꼭 글을 쓰기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사전 형식으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과 감상이나 아이디어 등을 함께 기재해 놓는다면

자신만의 좋은 사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가 누구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모두의 사전이라면

이 책과 같이 자기만의 독특한 사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분명 이 책 속에 담긴 내용이 작은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은 작품이 많이 있을 것 같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이 책에 담겨 있던 많은 소재들을 찾아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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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록키 발보아
실베스터 스탤론 감독, 실베스터 스탤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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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헤비급 챔피언인 록키 발보아(실버스타 스탤론)

지금은 은퇴후 식당을 운영하면서 죽은 아내와 예전의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

그에겐 아직 복싱에 대한 열정이 꺼지지 않은 가운데

현 헤비급 챔피언인 딕슨으로부터 시합 제의가 들어 오는데...

 

어린 시절 TV에서 지겹도록 보았던 록키 시리즈

무명의 실베스터 스탤론을 헐리우드의 탑스타로 만들어 준

이 영화를 다시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나도 사실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다.

이제 60이 넘은 할아버지께서 벌써 노망(?)이 난 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스탤론은 록키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였다.

솔직히 20대의 팔팔한 현 챔피언과 60이 된 왕년의 챔피언과의

경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경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은 60부터라고 스탤론은 딕슨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데

그야말로 노병 록키가 죽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이 영화는 우리 아버지 세대의 희망찬가라 할 수 있다.

70년대 산업화와 경제 발전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퇴직하고

자식들에게도 찬밥 신세인 처량한 신세지만

그들에게도 아직 삶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음을 보여 주는 판타지라 할 수 있다.

물론 현실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보는 이의 맘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마치 실제 경기를 중계방송하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화면 구성이 돋보였다.

최근엔 거의 보기 힘들었던 실베스터 스탤론의 부활이며

퇴물 취급당하며 소외당하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바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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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신카이 마코토 감독, 미즈하시 켄지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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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단짝이었던 타카키와 아카리는 전학으로 인해 헤어지게 되지만

편지를 주고받으며 계속 마음을 주고받는데...

 

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순정만화와 같은 예쁜 애니메이션

타카키와 아카리의 첫사랑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한 폭의 수채화같은 영상에 담아냈다.

원래 순정만화나 학원물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데다가 이 애니메이션은 정말 그림이 예쁘다.

폭설에 먼 거리도 마다 않고 만나러 가던 그들의 애틋한 첫사랑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어느새 연락마저 끊기도 만다.

그리고 타카키에게는 그를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스미다가 있는데...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라는데

사람의 마음이 멀어지는 속도는 과연 어떨까?

마지막에 철도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스쳐지나가는 두 사람

분명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챈 것 같지만 결국 그냥 스쳐지나가고 만다.

아마도 이젠 돌이킬 수 없기에,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하기에 그런 것일까...

 

완결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3개의 짧은 에피소드는 두 남녀,

특히 타다키의 심정을 전달하는데 충분한 것 같았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을 예쁜 영상미는

보는 사람의 첫사랑을 떠오르게 만들기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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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1 밀리언셀러 클럽 128
데이비드 웡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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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별들 사이의 공간을 차지하는, 보이지 않고, 신비한 물질인 검은 물질에 대해 논한다. 그 물질은 우주의 99.99퍼센트를 구성하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그게 뭔지 모른다. 나는 그게 뭔지 안다. 그것은 바로 무관심이다. 그것이 바로 진실이다. 우리가 알고 관심을 두는 모든 것을 다 쌓아 올린다고 해도 그것은 여전히 무관심이란 거대하고 검은 대양에 떠도는 한 점의 먼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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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7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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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은 사실 TV에서 만화로 처음 접했다.

제목 그대로 동물들이 등장하는 만화였는데

돼지들이 동물농장의 폭군이 되어 휘두르는 공포정치가 흥미롭게 그려졌다.

만화를 보던 당시엔 아직 어려서 그냥 재미 위주로만 생각을 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1984'를 쓴 조지 오웰의 원작이 있었다.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를 보여줬던 '1984'와 같이

이 책에서는 돼지 나폴레옹의 무자비한 독재정치가 펼쳐졌다.

 

인간의 착취와 학대 속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동물들은 드디어 인간을 몰아내고 스스로 농장의 주인이 된다.

이는 오랜 전제정치를 끝낸 인간 세상의 혁명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들을 괴롭히던 인간을 몰아냈으니 이제 불행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지만

지도자로 나선 나폴레옹이 동물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이 아닌

돼지 일가를 위한 세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흔히 나폴레옹을 스탈린에 비유하곤 하는데

나폴레옹 일당이 저지르는 만행은 인간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결코 못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수였던 인간과의 거래도 서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역겹기 그지없는 권력의 추악함이라 할 수 있었다.

인간이나 돼지나 한 번 권력의 맛을 보게 되면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작품인데, 이런 면을 생각한다면 권력의 분배와 통제, 감시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또 다른 대표작인 '1984'와 닮은 꼴이라 할 수 있는데

두 작품을 읽고 나니 책 속에서 그려진 세상이 결코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세상은 아님을 알게 된다.

잠시만 방심하면 나폴레옹이나 빅 브라더가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음모를 꾸밀지도 모르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엔 '동물농장' 외에 조지 오웰의 데뷔작인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이 수록되어 있다.

연관성만 봐서는 당연히 '동물농장'과 '1984'가 한 세트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아마도 '동물농장'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동물농장'과 짝이 될 만한

분량을 가진 작품을 같이 수록한 게 아닌가 싶다.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은 말 그대로 파리와 런던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노숙자란 단어가 어릴 때만 해도 그다지 와닿지 않았는데

요즘은 워낙 경제도 안 좋고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익숙한 단어가 되고 말았다.

이 책에서도 20세기초의 파리와 런던의 노숙자들의 고단한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극빈층들의 삶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 할 것이다.

그 당시와는 달리 요즘은 각종 사회보장제도들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그런 사회안전망도 이들의 삶을 수렁에서 건져내지 못하고 있다.

당사자 스스로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이 생기는 걸 그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조지 오웰의 작품을 세 편 읽어봤는데 그 속엔 세상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잘 담겨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들이 고전으로 대접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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