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더 - [할인행사]
마이클 만 감독, 러셀 크로우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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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회사 브라운 앤 윌리암슨의 부사장 와이건(러셀 크로우)은

의사소통 능력 부재라는 황당한(?) 이유로 해고당하고

CBS 방송국의 PD 로웰(알 파치노)은 필립 모리스의 연구논문을

손에 넣어 이를 해석해 줄 사람을 찾던 중 와이건과 만나게 되는데..

 

인사이더(내부고발자)가 되어야 했던 와이건은

회사와의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무릎쓰고 담배회사의 범행을 폭로한다.

하지만 그 댓가로 가족들에 대한 협박을 받게 되고

그의 사생활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소송과 형사처벌의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와이건과의 인터뷰를 담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려던 로웰도

회사가 엄청난 금액의 소송을 두려워 이를 방영 못하게 하자 회사와의 투쟁에 나서는데...

 

개인이 회사같은 조직이나 국가와 같은 공권력을 상대로 한

싸움을 벌이는 것은 정말 힘겨운 일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서

어떤 일이라고 서슴치 않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에

그들과 맞서는 개인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이 영화 속에서도 와이건과 로웰은

각각 엄청난 골리앗을 상대로 한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와이건은 협박과 이혼을 당하고 로웰도 해고의 위기에 직면한다.

하지만 역시 정의로운 다윗의 승리가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결국 진실의 힘은 거대한 골리앗을 무너뜨린다.

보통 사람같으면 골리앗의 위력에 쉽게 굴복했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막강한 조직들과 싸운다는 건 보통 용기가 없으면 안 될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내부고발자 보호법 같은 게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집단 문화가 강한 사회에서 조직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것은

정말 그 조직내에서의 핍박(?)과 엄청난 불이익을 감당할 굳건한 용기가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조직의 치부를 감추기에 급급하지만

썩은 살은 도려내야 한다고 건강한 조직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그 어떤 비난과 압박도 견뎌낼 용기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물론 나 자신도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담배회사들에 대한 소송은 수백억의 보상금을 지불하게 하여 담배회사들을 파산으로 내몰았다.

우리는 우습게도(?) 국가에서 담배를 만들어 국민에게 팔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담배소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아는데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담배를 팔아 재정을 마련하는 국가나 나쁜 줄 뻔히 알면서도 담배를 사서 피우고

나중엔 왜 담배 만들어 팔았냐며 소송하는 사람들이나

누가 정상인지는 정말 모르겠다.(둘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ㅋ)

이 영화를 보고 국가나 흡연자들 모두 담배와의 한판 전쟁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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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중대 - 아웃케이스 없음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 알렉세이 차도프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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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되는 군인들로 징집되는 사람들

그들은 혹독한 군사훈련을 받은 후에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 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러시아 영화는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정말 새로웠다.

각기 각층의 평범한 사람들이 군대로 끌려 와서

혹독한 훈련으로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전장으로 내몰리는 것은

역시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남의 나라에 가서 생명을 잃어야 하는 이유를

그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군대에선 그들에게 전쟁에 참가해 목숨을 걸어야 할 이유를

세뇌시키지만 그건 순전히 그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정치가들의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그런 이유로 전쟁을 한다면

그들 스스로 최전선에 앞장 서 싸워야 할 것이다.

암튼 자유분방하던 이들이 군대에 끌려가 함께 고생하며 나름의 전우애가 싹트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을 전쟁터로 내 몬 자들은 그들이 어디에서 목숨걸고 싸우고 있는지조차 잊고 있었다.

결국 처절한 전투 끝에 혼자 살아남은 병사의 독백은 '플래툰'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키는데

그야말로 전쟁의 허무함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인간의 역사가 전쟁과 폭력의 역사라 하는데 여전히 세계 각지에선 끝날 줄을 모르고 있다.

어서 빨리 전쟁이니 군대니 하는 단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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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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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은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에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다.

만사에 심드렁하던 뫼르소는 레몽이라는 포주와 친구(?)가 되어

여행을 갔다가 아랍인들과 시비에 휘말려 살인을 저지르는데...



카뮈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이 책은 그야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방인과 같은 존재인 뫼르소라는 인물을 그리고 있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이 책은 1부에선 살인을 저지르기 전 뫼르소라는 인물의 일상적인 모습을,

2부에서는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을 받는 뫼르소를 통해

세상이 뫼르소에게 내리는 단죄(?)와 그에 대한 뫼르소의 담담한(?) 반응을 그리고 있다.



뫼르소라는 인물은 그야말로 무색 무취의 인물이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매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새로운(?) 인간의 전형이다.

제목처럼 모든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방인이었다.

흔히 인간적이라는 감정이 결여된 뫼르소의 모습은 그럼에도 왠지 미워할 수 없는 느낌이 든다.

어딘가 모르게 나 자신과, 아니 우리들과 닮은 그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 시달리며 모든 일에 무관심해지고 싶을 때,

인간관계라는 굴레(?)에 의해 내키지 않지만 해야할 때

뫼르소의 솔직(?)하고 담담한 그의 모습이 오히려 부러웠다.



한편 2부에서 그리고 있는 뫼르소에 대한 재판은

오히려 뫼르소를 심판한다기보다는 뫼르소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반응과 사법제도를 심판하는 것 같았다.

살인범인 뫼르소는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그가 과연 사형을 당할 죄를 지었는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검사는 뫼르소가 자기 어머니 죽음에도 눈물조차 보이지 않은

냉혹한이라 비난하지만 그건 그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법의 심판의 대상은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배심원들을 자극하기 충분해

그에게는 부당한(?) 사형선고가 내려진다.

그리고 그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회개하라고 강요한다.

뫼르소는 자신을 소외시킨 채 사람들이 벌이는 이 황당한 이벤트(?)가 낯설 뿐이다.

하지만 뫼르소는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오히려 자신의 사형장에 많은 사람들이 오길 기대한다.

그는 그 자신에 대해서도 이방인이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카뮈의 이방인과 그에 대한 해설이 각각 반을 차지한다.

특히 세 명의 이방인에 대한 해설은 어찌 보면 이방인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다른 한편으론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붙여다 놓은 느낌이 든다.

해설 내지 비평은 그야말로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시선에 불과한

작품 이해의 한가지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지 정답은 아닌 것이다.

난해한 그들의 해설이 작품을 더 미궁 속으로 밀어넣는 것 같았다.



그 당시엔 정말 이방인이었던 뫼르소같은 인물들이 요즘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방인을 통해 카뮈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할 순 없지만

점차 인간미를 잃어가고 삭막해져 가는 세상에

이방인이 된다는 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방인 뫼르소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우리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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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SE (2disc)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 시오야 슈운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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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교토. 만나기만 하면 치고 받고 싸우는 조총련계 조선고 학생들과 히가시고 학생들

그들 사이의 평화(?)를 위해 친선축구시합도 주선해 보지만 평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한편 히가시고의 쿄스케는 조선고의 경자(사와지리 에리카)에게 반해

'임진강'이라는 금지곡을 연습하며 한국어를 배우는데...

 

조총련계 재일동포 학생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그들의 할아버지, 부모 세대가 일본에 강제로 끌려 와 고통을 겪은 후

본토는 해방이 되지만 그들은 여전히 일본에서는 국민으로서의 자격도 없는 이방인이고

그들의 조국으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늘 일본 학생들과 갈등을 빚으며 싸움을 벌인다.

이 두 집단의 갈등을 해결할 로미오와 줄리엣, 경자와 쿄스케

마지막 한판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쿄스케가 '임진강' 을

라디오 방송에 나가 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조총련계 재일동포들이라 아무래도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일본에서 겪었을 애환은 공감이 가고도 남았다.

어설픈(?) 한국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본 배우들이 하는

한국말 대사는 좀 귀여웠다고나 할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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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 김현의 일기 1986~1989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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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에서의 친구란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같이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다.-54쪽

파시즘이란 가만있게 내버려두지 않는 강요이다.
무엇을 말해야 한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무엇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 파시즘의 본질이다.
권위주의의 특징은,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라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오만과 뻔뻔함에 있다. 나는 옳으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뻔뻔함과 나는 옳으니까 내가 틀릴 리가 없다는 오만함은 동어반복에 기초하고 있다. 권위주의는 동어반복이다. 나는 권위 있으니까 권위 있다!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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