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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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발달하면서 왠만한 분야는 인간이 정복했지만 아직까지 그 비밀을 밝혀내지 못한 분야도 적지

않은데 인간의 뇌도 그 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로도 뇌의 신비로운 부분에 대해 관심이 있어

'뇌과학자들',  '뇌의 거짓말' 등 여러 책을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모르는 부분들로 가득한 데

이 책은 뇌과학자로 유명한 저자가 뇌를 소재로 한 다양한 얘기들을 담아내서 어렵게만 느껴지는

뇌의 실체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오랫동안 인간의 정신이 뇌가 아닌 심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견해가 대세였지만

현대 의학이 태동하면서 뇌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기 시작했다. 뇌가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신경세포를 염색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뇌에 대한 실험이 본격화되는데,

던컨 맥두걸이란 미국 의사는 1907년 영혼의 무게를 재는 실험을 했다. 그는 죽기 직전과 죽은 직후의

몸무게를 뺀 결과 그 차이인 21그램이 영혼의 무게라고 주장했는데, 영화의 제목으로도 사용된

21그램의 정체에 대해 이 책에선 죽으면 바로 세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무게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정확한 사실을 알려준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결국 뇌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의 뇌는 하루

아침에 현재의 모습이 된 게 아니라 긴 진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뇌가 커짐에 따라 직립 보행을

하면서 작아진 골반과 자궁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커진 뇌를 위한 해결책으로 뇌가 완성되지 않은 채로 뇌를 구길 수 있게 하여 뇌의 면적은 늘리되 부피는 늘리지 않게 하여

다른 동물과는 완전히 다른 진화를 해왔음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이렇게 인간이 뇌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선택을 하는 존재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 비합리적이며

우리의 뇌가 오히려 선택을 합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인문학적인

얘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어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의미, 삶과 죽음,

영생 등 다양한 철학적 주제들을 뇌과학과 연결시켜 통섭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상, 증강현실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인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뇌에 얽힌

다채로운 얘기들을 풀어내어 신비한 뇌의 비밀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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