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거짓말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조작하는가?
마이클 캐플런 & 엘런 캐플런 지음, 이지선 옮김 / 이상미디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읽은 '뇌, 생각의 한계'에서도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는데 더 나아가 이 책은 제목부터 뇌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러한 뇌를 믿고 살아가야 할지 심각한 고민이 들진 모르겠지만

뇌가 얼마나 거짓말을 하는지를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인류 역사가 대부분 비이성과 함께 했다는 것을 시작으로

경제적 선택에 있어서 낭비를 일으키는 계산 습관, 왜곡된 현실을 보게 만드는 인지 함정,  

똑똑한 사람들도 실수하게 하는 순간적 판단 오류, 집단적 편견의 이유와 우리가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의 원인, 도덕적 가치 판단까지 우리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경제적 선택에서 우리가 착각을 하는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는 손실를 회피하고자 하는 경향이다.  

주식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이유도 늘 본전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은 충동구매와 신용카드 사용 남발을 불러오는 등  

우리는 그다지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본능적인 선택에 익숙하다.

인지적인 판단에서의 오류는 주로 감각기관의 잘못된 판단과 믿을 수 없는 기억력에 근거한다.  

특히 기억력과 관련되어선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 소개되었던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실험이  

이 책에도 소개되고 있는데 며칠 전에 보았던 영화 '인셉션'에서도 꿈을 통해 잘못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내용이 등장해 과연 우리의 기억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정말 난감하게 만든다.  

비록 미국 사례이긴 하지만 아동 학대 범죄와 관련해 수사관들의 암시를 받은 아이들이  

거짓 기억을 만들어 내어 그 진술을 근거로 유죄판결을 받고 억울하게 감옥생활을 했다가  

나중에 무죄로 밝혀진 사례들을 생각하면 진술만에 의해 실체적인 진실을 밝혀낸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새삼 생각해보게 하였다.  

(그럼에도 현재의 사법제도 하에서는 그런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순간적인 판단 오류와 관련해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을 낳은 경영적인 판단이 눈길을 끌었는데  

안전이 우선적인 판단요소가 되지 못하고 정치, 경제적인 판단이 우선시되어 끔찍한 비극을 낳았다.

그리고 1983년 일어난 소련 전투기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을 보면 실제적인 확인이나 판단을  

하지 않고 형식적인 복무규정대로만 한 기계에 불과한 조종사의 어처구니 없는 판단이 낳은 엄청난

비극이었는데 유사한 경우지만 핵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경보기 오류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대처하여 지구를 초토화시킬 핵전쟁을 막은 페트로프 중령의 사례와 너무 비교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판단과 오류를 저지르는지를 수많은 사례를 통해 잘 알려주었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가 우리의 뇌와 능력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인간은 결코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늘 신중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야 함을  

또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릇된 확신이 얼마나 큰 비극을 낳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면서  

좀 더 자신을 겸손하게 되돌아볼 수 기회를 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