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
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가 사회문제화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 바탕이 된 다양한 콘텐츠가 점점 활성화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로 게임 등에 활용되고 있는 편인데 이 책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넘나들며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수사를 다룬 본격 추리물로서 제1회 시마다 소지 상을 수상했다.

'점성술 살인사건' 등으로 신본격 추리소설의 대표 작가라 할 수 있는 시마다 소지가

중국어 추리소설 중 최신의 과학기술과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는 요건을 갖춘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의 첫 번째 수상작답게 기존에 접한 작품들과는 완연히 다른 면모를

선보였다. 사실 중국계 작가들의 추리소설은 여전히 드문 편인데, '13. 67'의 찬호께이나

'사악한 최면술사'의 저우하오후이가 그동안 만난 작가들로 이 책의 저자인 타이완 출신의

미스터 펫은 과연 어떤 작품을 선보였을지 기대가 되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각 부의 제목이 Whodunit, Howdunit, Whydunit으로 추리소설의

주요 스타일을 모두 표현했는데 사건의 설정 자체가 독특해서 솔직히 잘 집중이 되지 않았다.

6년 전 대지진으로 파괴된 샤먼딩 거리를 가상현실로 재현한 '버추얼 스트리트'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완성을 눈앞에 둔 시점에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서로 교차하면서

용의자는 단 번에 좁혀지지만 방법과 동기는 쉽게 추측이 되지 않는다.

친절하게 시먼딩의 지도와 시간대별 사건의 진행 경과를 요약해 놓은 부분이 중간에 등장해

조금은 사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가상현실과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내용과

'나'라는 화자로 얘기하는 인물들이 미묘하게 뭔가 어긋나는 느낌을 주어서 좀 혼란스러웠다.

장자의 '호접몽'도 아니고 이건 누가 누군지도 헷갈리고 현실의 얘기인지 가상의 얘기인지

뒤죽박죽인 상태가 되어 초반에는 마치 버추얼 스트리트를 내가 표류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뒤로 갈수록 사건이 정리가 되면서 작가가 의도한 설정들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게 되면 이 책에서의 만들어낸 사건이 실제로도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시점에 딱 적절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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