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최면술사 형사 뤄페이 시리즈
저우하오후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좀비처럼 운전사의 얼굴을 이빨로 물어뜯어 죽인 사건과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다가 비둘기처럼 건물에서 뛰어내린 사건이 룽저우에서 발생한다.

피해자들이 모두 최면 상태에 있었고 범인은 룽저우에서 열리는 최면술사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인터넷상에 글을 남기자 룽저우 공안국의 형사대장 뤼페이는 최면술사 총회를 주최한 링밍딩 회장을

만나 최면술이 범죄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조사하는데...

 

최면술이라고 하면 사람을 최면상태에 빠지게 만들어

그 사람도 모르고 있던 잠재되어 있던 기억 등을 끄집어내는 기술로 알고 있다.

가끔 TV나 영화에서 최면술을 실제 사람에게 거는 장면을 본 적이 있지만

최면술의 실체에 대해선 제대로 모르는 상황인데 이 책에선 최면술이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해

미스터리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링밍딩은 괴이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최면술사 세 명을 지목하는데, 링밍딩이 주최한 최면술사 총회에서도 심혈과 심교에 바탕한 심리치료를 주장하는 링밍딩에

맞서 이들은 심리치료의 부작용을 얘기하면서 링밍딩의 실패사례인 그의 아내의 죽음을 거론해

총회를 엉망으로 만든다. 이에 뤼페이 반장과 링밍딩 회장은 세 명의 최면술사들에게 최면을 걸어

그들의 음모를 밝혀내려 하지만 그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그들을 조종하는 자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지금까지 다양한 국가 출신의 추리소설을 읽었지만 중국 출신의 작가는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었다.

굳이 꼽는다면 최근에 읽은 '13. 67'의 작가 찬호께이가 범 중국권인 홍콩 출신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저우하오후이를 감히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견주어서

정말 이래도 될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이런 카피가 결코 지나친 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최면술이라는 왠지 마술같은 소재를 전문가 수준으로 자유자재로 요리하면서 흥미진진한

얘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최면술이 범죄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섬뜩한 내용도 그렇고 마지막에 범인이 대중을 상대로 최면술을 시도하는 장면은

만약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가정하면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마무리가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동안 우리보다 뭔가 낙후된 나라라는 막연한 편견을

가졌던 중국에 대한 인상도 상당히 사라지게 해주었다.

불모지라고만 생각했던 중국에도 어엿한 추리소설가와 작품이 있음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면 후속 이야기가 있을 듯 해서 저우하오후이의 다음 작품이 소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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