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5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5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식e 시리즈에 이어 역사e 시리즈가 시작되면서 3권을 제외한 1권, 2권, 4권을 만나봤는데

우리가 보통 놓치기 쉬운 역사 속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어 만족스러웠다.

이번에 나온 5권에서는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서민들의 삶 속에서 접하는 일상의 역사를 다루는데,

기존의 역사서들이 왕이나 왕 주변의 권력자들의 정치 얘기 위주로 구성된 것과는 차별화가 되었다.

이 책은 '변화를 마주하다', '문화를 품다', '세상과 소통하다'의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동안 관심이 가지기 어려웠던 역사적인 사실들과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스웨덴 유학을 한 한국 최초의 여성 경제학자라는 최영숙은 학위를 받고 귀국했지만 

취업할 곳이 없어 생계를 위해 콩나물을 팔다가 죽어갔는데  

1930년대 당시는 물론 지금도 쉽지 않은 여성 취업과 차별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씨 없는 수박의 개발자라고 잘못 알려진 우장춘 박사는 명성황후 살해사건에 가담한 아버지를 둔 죄로 

일본에서 세계적인 육종학자로 성장하지만 전쟁으로 황폐화된 아버지의 나라에서 육종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숭례문이나 흥인지문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돈의문의 기구한 역사와

조선 시대의 전문직 여성이라 할 수 있었던 궁녀들의 삶, 독도와 관련된 중요한 문서를 찾아내 발표한

일본인 학자 호리 가즈오 교수 등의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까지

막연하게만 알거나 제대로 몰랐던 역사의 한 장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인삼에 얽힌 역사도 흥미로웠는데 150년 전에 미국과 치뤘던 무역전쟁을

다시 치르고 있다니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어도 제대로 관리하고 계속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일본 도깨비들에 의해 국산 토종 도깨비의 본모습을 잃어버려 다시 찾고 있단

사실이나 숙소나 음식적의 기능은 물론 기자회견장, 우체국, 임시 병원까지 다양한 역할을 했던

주막과 일제에 의해 상당수 명맥이 끊어진 전통주의 안타까운 역사도 만나볼 수 있었다.

개화기에 근대문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전화, 전차, 전기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의 얘기는

마치 기발한 신제품이 나왔을 때의 놀라움을 맛보는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 같은데

성리학에 매몰되어 기술개발을 도외시했던 조선의 문화충격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역사e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삶의 역사에 대해선 그동안

우리가 너무 가볍게 다룬 게 아닌가 싶다. 맨날 왕조나 정치적인 내용 위주로 역사공부를 하다 보니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를 해왔는지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역사e 시리즈는 공교육이 부족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 노릇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다음 권에선 과연 어떤 얘기들을 담아낼지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