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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ㅣ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EBS에서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이었던 지식e 시리즈가 책으로 나와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번에는 한국사의 주요사건을 엮은 역사e라는 컨셉의 프로그램과 이를 엮는 책을 손보였다.
직접 방송을 본 적은 없지만 예전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과연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는데, 대중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한국사의 숨겨진 사실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21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 첫번째를 장식한 인물은 독립운동가 이회영이었다.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한 인물들 중 비교적 인지도가 낯은 축에 속해 나도 그다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만난 그는 그야말로 독립운동의 산 증인이었다.
조선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명문가에 몇 대가 먹고 살 재력을 가진 집안이었지만 일가족이 모두
가산을 정리하고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는 등 일생을 오로지 조국의 독립에만 바친
그의 삶을 보면서 업적에 비해 너무 과소평가되는 게 아닌가 싶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영화 '광해'를 통해 재조명받고 있는 광해군이 등장하는데,
광해군에 대해선 엇갈리는 평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고국땅에 묻히고 싶어했지만 일제의 농간으로 아직까지 외국땅에서 제대로 안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어서 빨리 찾아서 푹 쉴 수 있게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한류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통신사와 왕의 남자였던 환관들의 삶,
'화냥년'의 어원인 '환향녀'들의 수난의 역사와 농민을 뜻하다가 도살업자를 지칭하는 말이
되어 버린 '백정', 서양과 일제의 시선으로 재단되어 버린 구한말의 사진들까지
제대로 몰랐던 우리 역사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반복된다'는 조지 산타야나의 말처럼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역사,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위안부 문제나 4. 19. 광주민주화운동의 기억들,
임금이 백성들을 버리고 도망갔던 임진왜란,
여전히 요원한 일제나 서양에 강탈당한 문화재들의 환수 등은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망나니로 여겨지는 연산군마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라고 할 정도였으니
우리의 역사도 나중에 두렵지 않도록 항상 관리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어 보니 '역사e'시리즈도 지식e 시리즈 못지 않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우리가 제대로 몰랐던 우리 역사를 발굴해 소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