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괴짜경제학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괴짜 천재의 실전경제학
스티븐 레빗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괴짜 경제학'을 처음 읽었을 때 세상의 모든 일을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새롭게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의 닮은 점, 마약 판매상이 부모와 같이 사는 이유,

범죄율이 감소한 이유, 이름에 삶에 미치는 영향 등 다루는 주제들이 경제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였지만 알고 보면 모두 인센티브라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귀결되었다.

최근작인 '괴짜처럼 생각하라' 도 이미 읽어서 그 중간에 있는 이 책만 읽지 않고 두기엔

뭔가 찝찝함이 남아 있던 차에 드디어 괴짜 경제학 시리즈를 정복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도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목차만 보면 경제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들만의 괴짜 경제학으로 풀어내니 역시 생각조차 못한 명쾌한 해답이 나왔다.

먼저 인류 역사와 함께 늘 존재해왔지만 이젠 범죄로 치부되고 있는 매춘을 경제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미국에서도 일반적으로 불법이란 매춘이 여전히 일상화되어 있는 이유에 대해

이 책에선 소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소비자인 성매수자들을 처벌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음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걸 보면

단순히 소비자들을 처벌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진 않는 것 같다.

암튼 이 책에선 매춘부들이 예전보다 더 가난해진 이유에 대해 무료(?)로 섹스를 하는 일반 여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요즘처럼 자유분방한 성생활이 만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경험을 갖기 위해선 매춘부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혼외성관계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굳이 매춘부를 찾지 않아도 되어서 수요가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제시한다.

오렐 섹스의 비용이 싸진 이유나 포주에 고용된 매춘부와 혼자 일하는 매춘부의 비교 등

쉽게 확인하기 힘든 은밀한 조사를 실제 매춘부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알아낸 것도 흥미로웠지만

아무래도 터부시되는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알고 보니 '괴짜 사회학'에서 흑인 빈민가에 들어가 연구대상을 직접 인터뷰하고 관찰하는 방법을

사용했던 수디르 벤카테시가 이번에도 매춘부들에게서 직접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다음으로 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는 테러범들의 행태를 분석한 결과

테러범들이 하지 않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역발상이 발휘되는 것인데

테러범들을 색출해내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망을 빠져나가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걸 방관한 38명의 이웃에 관한 키티 제노비즈 사건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나 '설득의 심리학' 등 여러 책에서 언급되는 친숙한 사례였는데 

이 책에서는 터무니 없이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한다.

의사 병동이 산파 병동보다 신생아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가 의사들이 손을 제대로 씻지 않아서란

어이없는 진실은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이 결코 거창한 게 아님을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자동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1950년대에 그에 비례해서 교통사고 사망률도 높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맥나마라가 제안한 안전띠도 그리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간단한 방법임에도 이후 수많은 생명을 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지구온난화와 관련해선

기존의 상식과는 달리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아닐 수 있음을 얘기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야기하는 외부효과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선 적절한 인센티브 전략이 필요함을

잘 알려주었는데 전작에 이어 우리가 몰랐던 문제들의 이면과 해결책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인센티브란 경제학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를 알려주었던 괴짜 경제학자들의 흥미로운

시도를 이제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데

다음에 울트라 슈퍼 괴짜 경제학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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