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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을 위한 미술관 - 불완전한 삶을 품어주는 그림들
정희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9월
평점 :
마음을 치유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미술이 활용되곤 하는데 미술심리상담사와 도슨트로 활약하는
저자가 마음이 흔들리는 여러 순간들에 도움이 되는 작가들의 그림들을 소개한다. 사실 이와 유사한
설정인 '그림에 마음을 놓다', '그림의 힘', '미술의 마음' 등 다양한 책들을 만나본 적이 있어서
기존의 책들과 과연 어떻게 차별화를 이뤘는지도 궁금했다.
총 4개 파트로 나눠진 이 책에선 총 25개의 주제로 다양한 감정들을 다루고 있다. 딱 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하나의 주제에 한 명의 화가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자화상으로
유명한 렘브란트로 시작한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렘브란트는 늘 자신의 자화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내셔녈갤러리 명화전에 출품되었던
'63세의 자화상'과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에서 봤던 젊은 시절의 자화상이 떠올랐다. 이 책에선
렘브란트의 자화상이 담긴 6점을 보여주는데 드레스덴 국립미술관 소장 '렘브란트와 사스키아'는
낯익어서 사진첩을 뒤졌지만 발견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 책에서 다루는 화가들은 대부분 친숙한
편이었지만 아놀로 브론치노나 펠릭스 발로통, 피에르 보나르 등은 비교적 데면데면한 편이었으나
이 책을 통해 훨씬 가까워진 것 같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두 번 등장하는 화가는 드가였는데 '질투'
편에서 마네와 함께 등장했다가 뒤에 '모순'편에 주인공으로 제대로 재등장한다. '그림자'편에선
현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야전의 카프리초스 중 '잠자는 이성은 괴물을
깨운다'를 다뤄 더욱 반가웠고, 반 고흐전에서 봤지만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씨 뿌리는 사람'도
등장해 그때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해주었다. 저자의 전문 분야답게 미술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려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는데 보통 이런 책들이 신변잡기적인 에세이적 성격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은 화가와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담고 있어서 미술책의
성격도 잘 유지를 했다.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잘 몰랐던 자신을 제대로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