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기억을 잃어버리는 그녀를 구하는 법
모치즈키 타쿠미 지음, RYO 그림, 이지연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일본 로맨스 소설은 우야마 게이스케의 작품인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를 본 후 한동안 뜸했는데 오랜만에 제목부터 뭔가 심쿵한

얘기가 펼쳐질 것 같고 책 표지마저 설레이는 여성의 모습을 등장시켜 과연 어떤 얘기일지 궁금했다.

사실 제목을 보면 딱 기억을 가지고 장난치는(?) 얘기일 것 같은데 영화로 말하자면 '메멘토'나 '이터널

션사인' 등의 작품들이 바로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아남은 오자키 치도리가 사고가 발생했던 날 무렵이 되자 사고 이후 1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희귀 증상을 보이는 걸 매년 반복하는 설정으로 되어 있는데 이런 특수한 상태인 치도리를 구해낼(?)

백마 탄 왕자님이 과연 누구일지, 그리고 그녀를 어떻게 구해낼 것인지 호기심을 갖고 책을 읽어나갔다.


실제 치도리와 같은 증상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고 전까지의 기억만 있고 매년 1년간의

기억을 삭제시키는 상황이 반복되니 정상적인 생활을 살아가기가 힘들 것 같은데 그나마 절친인 

시오리와 담당 의사인 코바야시의 도움으로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해나고 있었다.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치도리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자신과 1년 동안 데이트를 해서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면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잃어버린 손목시계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못 알아내면 자신과

사귀자는 황당한 제안을 한다. 손목시계를 찾기 위해 마지못해 제안에 응하는 치도리와 소설가인 

아마츠 마사토의 데이트가 시작되는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던 그녀도 마사토와의 데이트가 계속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뭔가 비밀을 간직한 마사토와 경계심을 가진 치도리와의 데이트가 계속되면서 치도리는 차츰 포기했던

자신의 삶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된다. 마사토가 예전에 자신과 결혼했던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마사토가 왜 이런 일을 벌일까 의아해하는데 마사토가 간직한 놀라운 비밀이 마지막에 밝혀진다.

치도리의 시선과 마사토의 일기를 번갈아가면서 얘기가 진행되는데 치도리의 상황도 특별했지만 

마사토는 한술 더 떠서 이들 커플은 어떻게 보면 운명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상황 설정 자체가 좀 

현실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마사토가 치도리를 구하기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모습은 역시 사랑이란 

게 이래야 하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뒤바뀐 역할의 이들 커플이 사랑의 힘으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는 게 바로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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