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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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용실에서 본 미용사 미사키에게 첫 눈에 반한 하루토는 그녀에게 이발을 맡기면서 데이트 신청을

하려다가 당황한 미사키가 그의 귓불을 삭뚝 잘라버려 구급차에 실려간다. 응급실에 가서도 오직

미사키 생각뿐이던 하루토는 그 와중에 미사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미사키는 마지못해 응하는데...

 

이미 벚꽃이 모두 진 시점이지만 왠지 제목과 표지부터 설렘을 가져다주는 책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작가가 전에 읽은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의 작가인 우야마 게이스케여서 뭔가 환상적인

얘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전형적인 신파형 로맨스였다. 귓불이 잘린 걸 계기로 하루코와

미사키의 애매모호한 관계가 조금씩 진전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사진작가라 거짓말을 했던 

하루토는 미사키에게 솔직하게 고백한 후 미사키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겠다고 얘기한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멜빈 유달(잭 니콜슨)이 캐롤(헬렌 헌트)에게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는 명대사를 날리던 모습을 떠올리게 해주었는데 이렇게 두 사람은 어설프지만

풋풋한 사랑의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여름이 되어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하면서 알콩달콩

사랑의 추억을 만들어가기 시작하지만 미사키가 정상인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는 패스트포워드 증후군에 걸리면서 조금씩 키워가던 이들의 사랑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 '잭'이나 우리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도 조로증에 걸린 아이

얘기가 나오지만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20대에 갑자기 늙게 되는 병에 걸렸다니 정말 미사키가

절망에 빠지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결국 미사키는 자신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병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하루토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선언하는데...

 

이쯤 되니 거의 이후의 내용 전개가 예상이 되었다. 오빠와 오빠 애인에게 의지하며 투병 생활을

시작한 미사키와 미사키의 사정을 전혀 모르고 이별의 충격을 버티는 하루토. 두 사람 모두 너무

안쓰러운 모습일 수밖에 없었는데,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나뿐인 동생을 살리기 위해 발버둥치는

오빠 다카시와 오빠에게 미안하고 하루토는 보고 싶은 불쌍한 미사키의 모습은 정말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런 절박한 사람들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인간이 등장하질 않나 점점 상황은 악화일로에

빠지게 되는데 결국 할머니 같은 상태가 되어 버려 시간을 얼마 남지 않은 미사키를 위해 다카시는

하루토에게 진실을 얘기해준다.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에다 두 사람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렸는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후 오랜만에 눈물 나게 해준

작품이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두 사람 사이에 따듯한 추억이 만들어져 다행이었는데, '사진은 추억을

가위로 오려내 준다'며 두 사람이 함께 하면서 봤던 경치의 사진은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았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서 나온 말처럼 화려한 벚꽃이 진 후에도

벚꽃은 살아서 계속 생명을 이어가지만 사람들은 화려한 벚꽃만 기억하는데 이 책의 벚꽃 같은

미사키와 그의 연인 하루토의 사랑은 벚꽃이 지듯 미사키가 사라졌지만 남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예쁜 추억으로 계속 살아 숨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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