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룸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7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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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 시리즈 16편인 '블랙 박스'를 읽은 지도 벌써 2년이 훌쩍 지났으니 그 사이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이런 엄중한 상황에

해리 보슈 17편인 이 책이 나와주니 그나마 위안이 되는데, 여전히 미제사건 전담반에서 근무 중인 

해리 보슈는 신참 여형사인 새 파트너 루시아 소토와 함께 10년 전 총격을 당하고 탄환을 몸 속에 갅직한

채 살아오다 죽은 악단 단원의 피격사건의 진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초기작들에서 물불 안 가리던 해리 보슈의 모습은 이제 나이가 들고 다시 퇴직 직전이 되면서 조금은

약해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진실을 갈구하는 해리 보슈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총격전의 영웅이

되면서 형사로 발탁된 소토와는 초반에는 조금 삐걱대고 그녀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소토가 어릴 적

자신이 간신히 살아남았던 화재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걸 알게 되면서 그 사건도 함께 조사하기로 

한다. 피해자 몸 속에 있던 탄환을 시작으로 사건 당시 상황들과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피해자가

원래 목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 보슈와 소토는 10년 전 사건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동료 단원을 

찾아 출장도 가면서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게다가 소토에게 일어났던 아파트 방화

사건이 인근에서 벌어진 강도사건 범인들이 주위를 돌리기 위해 벌인 짓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흩어져 

있던 모자이크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하는데...   


미제사건 전담반에서 미제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해리 보슈의 모습은 이제 익숙해졌는데 이 책에서도

막막해보이던 사건들의 작은 단서들을 차근차근 조사해가면서 진실에 도달하는 흥미진진한 과정을

충실히 그려낸다. 중간에 보슈의 전 연인이기도 했던 FBI 요원 레이첼 월링이 등장해 보슈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데 '시인' 등에 등장했던 기자 잭 매커보이가 현재 그녀의 연인이라 그의 근황까지 들려줘

예전의 전우들과 잠시 재회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은 반전의 묘미로도

유명한데 솔직히 이번 작품은 진실이 어떨지 금방 추측할 수 있어서 이전의 작품들에 비하면 좀 약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사건처리가 좀 깔끔하지 않은 뒷맛을 남기기도 했는데 결국 보슈의 씁쓸한 

퇴장(?)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나마 마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명장면을 연상시키는 마지막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어 위안을 주긴 했는데 또다시 격동의 시절을 겪게 될 해리 보슈의 변화된 모습은 

과연 다음 작품에선 어떻게 그려질지 다시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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