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역사 - 인류의 기원에서 인공지능까지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 윤승진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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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각광을 받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지능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인류가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체 중 단연 독보적인 존재가 된 것도 바로 지능의

힘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지능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선

먼 미래에서 온 우스벡이라는 가상의 인물의 시점에서 인류와 인류의 창조물의 미스터리를 밝혀가는

흥미로운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우스벡의 언어를 우리 언어로 옮기는 번역가 역할을 하는 화자 잼을

통해 좀 더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한 듯 싶다.


이 책에선 각 단락을 '트윗'이라 표현하며 우스벡의 연구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우스벡은 문화의 계보를

연구하여 그것의 기원인 인간의 지능을 발견한다는 계획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인간의 모든 창조물은

지능이 가진 마력에서 비롯되는데 지능이 문화를 창조하면 문화는 지능을 재창조했다. 여기서 문화란

사피엔스가 행복해지려는 기대를 안고 행한 모든 행동을 말하는데, 인류의 역사는 행복을 찾는 여정의

역사라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지능의 역사에만 한정하기보단 인류의 문화 전체를 살펴보는 방대한 과정이

펼쳐지는데 솔직히 녹록하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이해를 돕는 그림들이 많이 사용되어 그나마 수월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혹시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이 있을까봐 저자는 각 챕터의 끝부분에

앞에서 설명했던 내용을 그림을 바탕으로 요약한 마인드맵을 배치하고 있는데 핵심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선 뇌의 기초 단계인 생각, 꿈,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 단계를

생성 지능이라 하고, 이러한 생성 지능에 목표를 정해주고 제안을 검토하는 것을 관리 지능이라 부르며

이중 지능이 창조성과 자유로운 행동의 기원이자 사피엔스의 진정한 변화를 깨워 일으킨 빅뱅이라

말한다.


이 책에선 약 1만 년 전 유목생활을 하던 사피엔스가 어떤 종교적인 이유로 정착 생활을 하게 되면서

땅을 경작하기 시작한 것을 첫 번째 축의 시대라 부른다. 보통 농경생활이 종교보다 먼저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다수로 보이지만 전에 읽었던  '인간화된 신'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에서 

괴베클리 테페를 근거로 종교가 먼저라는 견해가 최근 유력하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도 동일한 입장에

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축의 시대에는 도시에서 공유된 사회적 지능이 확대되었다면 두 번째 축의

시대는 기원전 750년부터 350년까지의 종교적 축의 시대로 본다.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제창한

개념이라 하는데 인류의 역사에서 종교의 영향력은 여전하지만 사피엔스가 인간다워진 시대가 이때라

한다. 이렇게 종교의 지배하에 피조물로만 여기던 인간이 창조자로 우뚝 선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시대를 세 번째 축의 시대라 부른다. 첫 번째 축의 시대는 확장된 사회로의 전환을, 두 번째 축의 시대는

내면성을, 세 번째 축의 시대는 인간의 시각으로 본 과학과 기술의 승리를 의미한다면서 네 번째 축의

시대에는 영구히 개선된 인류의 시대가 되기를 열망하며 마무리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지능을 포함한

인류의 장대한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는데 네 번째 축의 시대는 현재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코로나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늘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보다 앞으로 나아간 인류의 지능의 찬란한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잘 정리해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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