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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법칙 ㅣ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평점 :
인간 관계의 법칙이라고 하면 데일 카네기의 고전인 '인간관계론'이 먼저 떠오르지만 로버트 그린의
책인 '권력의 법칙'을 예전에 인상적으로 읽은 기억이 남아 있어 로버트 그린표 인간 관계의 법칙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로버트 그린은 '권력의 법칙'을 비롯해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의 3부작이
유명한데 이 책도 알고 보니 '유혹의 기술'의 에센셜 에디션이었다.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심리학'
이란 책을 통해 행동심리학적 관점에서 6가지 설득의 법칙을 제시하였다면 로버트 그린은 이 책을
통해 과연 어떤 유용한 유혹의 기술을 알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이 책에선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관계를 주도하는 9가지 유형과 관계를 주도하는 24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유혹자의 유형을 9가지나 유형화시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세이렌(원초적인 욕망의 지배자),
레이크(억눌린 욕구를 해방시키는 정열가), 아이디얼 러버(마음속 이상을 실현시켜주는 구원자),
댄디(추종자를 불러 모으는 중성의 마력), 내추럴(향수를 자극하는 천진한 어린아이), 코케트(무심함
이라는 차가운 무기), 차머(기쁨과 편안함을 주는 무한한 긍정성), 카리스마(본능적으로 타고난 강렬한
호소력), 스타(대중의 동경을 읽는 눈)로 구분하면서 각각의 유형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역사속에서
소환한다. 지금은 스타벅스의 로고로 더 유명해진 세이렌으로는 클레오파트라를, 여성이 원하는
환상의 유횩자인 레이크로는 리슐리외 공작을, 아이디얼 러버로는 그 유명한 카사노바와 1920년대
할리우드 인기 배우였다는 루돌프 발렌티노를 언급하는데 루돌프 발렌티노는 여성적인 댄디로도
거론된다. 남성적인 댄디로는 니체와 릴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살로메가, 자연스러운 호소력의
소유자인 내추럴로는 찰리 채플린이, 차가운 코케트로는 트루먼 커포티를, 자신을 낮추어 모든 것을
얻는 차머에는 저우언라이가, 대중을 이끄는 놀라운 흡입력의 소유자인 카리스마로는 맬컴 엑스,
신화적 스타로는 케네디가 등장한다. 각 유형별 대표 인물들을 통해 9가지 타입 분류가 나름 이해
되었지만 솔직히 좀 비슷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실제 이를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음으로 관계를 주도하는 전략 24가지를 소개하는데, 크게 '상대의 숨은 욕망을 겨낭하라', '혼란과
고립 속으로 몰아넣어라', '빠져나갈 틈을 주지 마라', '최후의 일격을 던져라'의 네 가지로 분류한다.
다양한 기술(?)을 알려주는데 전반적으로 유혹하려는 상대와의 밀당에 능해야 할 것 같았다. 각각의
전략마다의 구체적 적용 사례는 물론 잘못되는 반전의 경우까지 소개해줘서 유혹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겐 여러 모로 도움이 될 책이었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유혹의 기술'이란 책의
요약본(?)이라 할 수 있었는데, 프롤로그로 들어가는 앞 페이지 하단에 작은 글씨로 적어 놓아서 전혀
다른 책인 것처럼 출간하는 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유혹의 기술'을 안 본 사람에겐 별 상관이 없지만
'유혹의 기술'을 이미 본 사람이라면 요약본을 볼 필요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마케팅 차원에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암튼 이 책을
보고 나니 두꺼운 원래 판본에서는 훨씬 풍부한 내용이 담겨 있을 거라 추측이 되는데 기회가 되면
원본 '유혹의 기술'을 통해 유혹의 기술을 제대로 습득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