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게 말을 걸다 - 난해한 미술이 쉽고 친근해지는 5가지 키워드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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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미술책을 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는데 어렵게만 느껴지던 미술작품들도

역시 자꾸 보다 보니 아는 화가나 작품이 많아지게 되면서 확실히 안목이 넓어진 것 같다. 이 책의

작가인 빅쏘 이소영의 책은 전에 '출근길 명화 한 점'과 '명화 보기 좋은 날'을 재밌게 읽어 이 책도

기대가 되었는데 저자는 난해한 미술이 쉽고 친근해지는 5가지 키워드로 '일상', '작가', '스토리',

'시선', '취향'을 제시한다.

 

미술과 친해지면 좋은 이유로 우리가 힘들고 슬프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낄 때 비효율적인 시간

속에서 탄생한 예술은 우리를 응원하고, 미술과 친해지면 삶이 더 나아진다고 얘기하는데 미술책들을

계속 읽다 보니 그동안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면서 다채로운 면들을 발견하게 된 것 같다. 먼저

첫 번째 키워드 '일상'에선 최근에 본 책들에 계속 등장하고 있는 존 콜리어의 '레이디 고다이바'의

주인공 레이디 고다이바의 감동적인 얘기를 복습하게 되는데 에드윈 랜시어, 패트릭 머피의 사뭇

다른 고다이바 버전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세이렌은 스타벅스의 로고로

사용되는데 프레드릭 레이든, 귀스타브 모로의 작품들을 통해 미화되었기에 스타벅스의 로고로

채택되어 몇 번의 변천과정을 거쳐 요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초록 요정이라 불리며 고흐, 드가,

피카소 등 수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압생트와 테트리스의 배경이 되었던 성 바실리 성당,

나이키의 로고가 된 니케 여신까지 일상 속에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미술 얘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가'에선 역시 인기로선 둘째 가라면 서러울 파란만한장 스토리의 고흐를 필두로 로트레크, 수잔

발라동, 제임스 티소, 앙리 마티스, 에곤 실레까지 사연이 많은 화가들을 소환해 그들의 삶과 작품을

보여준다. '스토리'에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모나리자'에 얽힌 사연들과

함께 페르낭 레제, 마르셀 뒤샹, 닉 워커의 파격적인 모나리자의 변신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고,

작년 뮌헨 노이에 피나코테크에서도 볼 수 있었던 클림트의 그림 속 단골인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으며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가 가우디의 카사 밀라 굴뚝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시선'에선 직전에 본 마네의 '아스파라거스'와 재회했고

작년 쾰른의 루드비히 미술관의 가브리엘 뮌터 특별전에서 봤던 바실리 칸딘스키와의 인연을 자세히

알게 되었으며, 고종의 초상화를 그린 휴버트 보스 등의 작품을 통해 개화기의 조선의 풍경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취향'에선 목이 길어 슬픈(?) 모딜리아니에 얽힌 얘기들, 책 표지로 사용된 

노먼 록웰의 '삼중 자화상'을 비롯한 여러 화가들의 자화상과 인상파란 단어를 만들어내게 된

클로드 모네와 관련해선 에두아르 모네의 '아틀리에의 클로드 모네'란 작년 노이에 피나코테크에서

봤던 작품이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저자의 바람대로 미술이 상당히 친근해

지면서 미술작품들을 자주 만나고 싶은 갈증을 느끼게 된다. 역시 미술도 누가 어떻게 설명해주느냐에

따라 쉽고 재밌게 여겨질 수도 있고 어렵고 따분하게 느낄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데 미술을

대중과 훨씬 가깝게 다가가게 해주는데 딱 적격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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