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명화 한 점 - 명화 같은 인생, 휴식 같은 명화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에 그림을 다룬 책들을 자주 읽다 보니 그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랄까 낯설음이 조금은

사라진 상태인데 역시 친해지려면 자주 보는 게 가장 효과적임을 확인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딱 그림과 가까워지기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정신 없는 출근길에 명화 한 점을 감상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면

하루하루가 좀 더 예술적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제목처럼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한 점씩만 아껴 가면서 보면 더 좋을지 모르겠지만

술술 읽히는 얘기에 출근길이 아닌 퇴근 후 집에서 후딱 읽고 말았다.

 

이 책은 네이버 포스트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출근 길 명화 한 점' 등에 작가가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요일별로 컨셉을 잡아 거기에 맞는 그림과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월요병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부담스런 월요일을 상쾌하게 시작하기 위해 처음으로 소개한

그림은 라울 뒤피의 '장밋빛 인생'이었다. 에디뜨 삐아프의 동명 노래가 워낙 유명하지만

이 그림을 보니 월요일 출근길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되었다.

이어 '힘내는' 화요일, '명랑한' 수요일, '깊어지는' 목요일, '섹시한' 금요일, '꿈꾸는' 토요일,

'충전하는' 일요일까지 요일별로 그 요일의 특성에 맞게 조금씩 다른 스타일의 그림들을 소개하는데 

최근에 여러 그림 관련 책들을 읽으며 쌓아왔던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그동안 나름 왠만한 화가나 그림은 어느 정도 안다고 자신감을 키워왔는데

책에선 처음 알게 된 화가나 그림이 너무 많았다.

작가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화가나 작품이 아닌 덜 알려진 사람과 작품들을 발굴해서

소개하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소한 인물들과  낯선 그림들에

내가 여전히 수박 겉 핣기 수준에 지나지 않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로렌스 알마 타데마, 유리 피메노프, 이반 시슈킨, 프란티세크 쿠프카

이 책을 통해 첫 만남을 가진 화가들이 너무 많다 보니

왠지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찬 모임에 가서뻘줌해 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보다는 그림과 얽힌 사연들과

감상 위주의 에세이라 큰 부담없이 그림을 즐기면서 작가와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도 여럿 있었는데, 특히 고흐의 그림에 책이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나

실패로 얼룩진 그의 사랑 얘기까지 그림과 화가에 얽힌 비화들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각 요일의 마지막에는 야수주의를 시작으로 각 사조에 대한 간략한 소개까지 곁들여

명화를 통한 힐링과 함께 그림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안목을 좀 더 높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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