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로마 -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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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라는 책을 통해 로마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정리해봤고

늘 즐겨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로 신화의 매력을

되새김질 했는데 로마는 그리스와 더불어 서양 문명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항상 유럽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곤 한다. 나도 로마를 가본 지가 벌써 16년이 훌쩍 넘어서 그때의 추억이 이젠 가물가물한 상태인데 언제 다시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책이라는

책의 기본 설정이 로마에 대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책으로나마 로마를 다시 여행할

기회가 생겨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로마라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라 둘러볼 곳이 너무 많지만 사실 그 진가를 제대로

알면서 여행하기는 쉽지 않다. 짧은 시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보면 거기에 어린 역사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서둘러 인증샷만 남기고 이동하기 바쁜데 이 책은 로마의 있는 유명 관광지들을

차근차근 둘러보면서 그 역사적 배경이나 얽힌 얘기들을 들려줘서 로마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준다. 먼저 작년 프랑크푸르트의 슈테델 미술관에서 직접 본 티슈반인의 '캄파니아 평원의 괴테'가

등장해 반가웠는데, 괴테도 로마에 도착해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의 구성은

로마의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이와 관련된 명소들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저자는

로마 여행의 시작을 조금은 뜬금없게도 테르미니 역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약 2,400년 전의 건축물인 세르비우스 성벽이 있기 때문인데, 로마를 찾는 여행객들이나 들르는

이곳처럼 로마의 시작도 이방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전에 읽었던 로마와 관련된

대표적인 역사서인 리비우스의 '로마사' 1권을 언급하고 있어 다시 복습하는 의미도 있었는데

관련된 그림들을 수록해서 미술감상까지 일석이조라 할 수 있었다. 로마에 있는 스페인 광장과

관련해선 한니발과 포에니 전쟁을, 로마의 중심인 포로 로마노에선 10개의 대표적인 유적지를

소개힌다. 전에 포로 로마노를 갔을 때는 이런 유익한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여서 제대로 알차게

둘러보지 못했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전에 로마를 갔을 때 그래도

대표적인 곳들은 구경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보나 광장을 비롯해 놓친 곳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흔히 로마하면 카이사르를 대표적인 영웅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저자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로마 역사서가 아닌 일본 작가가 쓴 수필에 불과하고, 특히 총 15권 중 카이사르에게 2권이나

할애할 정도로 균형 감각을 상실해 제국주의자였던 카이사르를 통해 본인의 영웅주의적 역사관을

투영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카이사르에 대한 날선 비판도 흥미롭지만 역시 이 책의 장점은 로마의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유적지와 예술품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로마를 가면

바티칸 박물관과 성 베드로 성당, 시스티나 성당 등만 들르는데 이 책에서는 이곳들은 물론이고

현지인들이 로마를 대표하는 곳이라는 하는 보르게세 미술관까지 소개한다.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낯선 곳이었는데 이곳에도 카라바조와 베르니니의 걸작들이 소장되어 있어 다시 로마를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일정에 넣어야 할 곳 같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책 제목대로 로마에 대한

로망이 엄청 부풀어올랐다. 지난 번 로마 여행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로마를 훨씬 더 잘 보고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언젠가는 꼭 이 책에 소개된 로마의 매력적인 곳들을 

샅샅이 누빌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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