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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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책을 보는 편이지만 여전히 볼 책도 많고 보고 싶은 책도 많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책들을 다

볼 수도, 볼 필요도 없기에 결국 내 입맛에 맛는 책들 위주로 읽게 되는데 직접 읽지 못하는 책들은

종종 책을 소개하는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만남을 가지곤 한다. 이 책은 직장, 마음, 미술, 사랑,

여행, 사회, 음식, 교육, 역사, 인물이라는 10개의 주제에 걸쳐 10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인문학이란

커다란 관점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책에 대한 감상을 담고 있다. 이런 책을 보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내가 본 책이 몇 권이나 소개되어 있는가 하는 것인데,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필두로 해서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곽금주의 '도대체 사랑',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수디르 벤카테시의 '괴짜 사회학',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까지 총 8권이었다. 음식이나 교육 등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분야의

책들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결과로 보이는데 과연 내가 읽었던 책들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했는지, 안 읽은 책들은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기에 이 책에 수록된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이 책은 책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것보단 저자 개인의 감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어쩌면

책을 소개하는 책이라기보단 책에 대한 에세이집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김현의 '행복한 책 읽기'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상처와 위안,

희망에 관한 저자 자신을 위한 책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있고 나완 좀 생각이 다르다고 느낀

부분들도 있었다. 100권을 똑같은 비중으로 소개한 건 아니고 좀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한 책들과

(흰색 종이) 서평 형식으로 간략하게 소개한 책들(회색 종이)로 구분되었는데 흰색 종이의 책들에는

마지막 부분에 독서법과 팁을 적어 놓아 책을 직접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솔직히 저자인 최진기 강사를 이 책을 보기 전에 잘 몰랐는데 유명한 인문학 강사이면서도

나름 파란만장한(?)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사람인 것 같았다. 책을 읽는 것이 결국 책과 독자

간의 대화라고 본다면 독자의 삶과 인생관, 경험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은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통해 저자 자신의 감상을 잘 드러낸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인문학 서적들을 나름 소화하여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 게 아닌가 싶다. 몇 권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공통 분모였던 8권이 시간이 지나면 최소 두 자리 숫자로 늘어나 있을 것 같다.

209 가만히 생각하면 미숙한 운전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 못지않게 미숙한 사랑으로 발생되는 사고도 위험한 것 같습니다. 운전과 사랑의 공통점은 행위 당사자인 자신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준다는 것이죠.

258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내가 왜 어디를 가게 되었는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여행이 되어야 진짜 좋은 여행이 됩니다. 여행을 가는 이유는 여행 자체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여행을 가고 난 이후에 여행 전과 내가 달라지고 싶어서 아닌가요?
저는 여행을 ‘마음의 성형 수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형을 하는 이유가 성형 자체 때문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형을 하는 이유는 성형 이후의 삶이 성형 이전의 삶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가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여행 이후의 삶이 여행 이전의 삶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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