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라딘을 2달 동안 떠나있었다. 오른손을 다쳤었다. 타자를 치기가 힘들어 서재활동을 쉬었다. 일도 2달 간 쉬었다.
손이 많이 회복되어 일도 시작하고 서재활동도 재개했다. 그런데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일단 오타율이 늘었다. 확실히 늘었다. 글을 쓰고 보통 한 번 훑어보는데 이상한 오타들이 눈에 띈다. 어미 오타가 많다. 예를들면 '오른손을 다쳐서'를 '오른손을 다쳐고' 이런 식으로 오타가 발생한다.
오타 뿐 아니라 글을 쓰는 것도 뭔가 어색하다. 글이 점점 짧아진다. 책 한 권을 읽고 리뷰를 쓰려고 하면 쓸 말이 없다. 이건 유튜브의 영향이 큰 거 같다. 쇼츠를 많이 봐서 그런가 글도 짧아지고 긴 글도 못 읽겠다. 쇼츠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스스로 자제가 어렵다. 나방이 불에 이끌리듯 쇼츠에 이끌린다.
#2
독서 속도도 확실히 느려진 거 같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속력도 점점 떨어지는 거 같다. 이는 아마 나뿐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전 인류가 겪고 있는 현상일 것이다. 심지어 의지력, 중독에 대해 연구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도 하소연을 한다. 환경이 바꼈다.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저항해야 한다.
#3
최근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를 읽었다. 좋았다. 아직 다행히 이런 재밌는 책은 술술 읽힌다. 매트 리들리의 책은 처음이다. 그의 다른 책들도 재밌을 거 같다. <본성과 양육> 부터 읽어보고 싶다.
#4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읽고 있다. 절반 읽었다. 지루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앞부분이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고 문체도 좋다. 역시 고전은 고전. 잡다한 고래학 이야기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듯하다. 나무위키나 백과사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겠지만 고래에 대한 흥미가 없으면 지루한 고통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도 흥미롭게 읽고 있지만 확실히 지치는 감이 있긴하다. 영화 <더 웨일>을 본 후 마침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도전하게 되었다.
#5
요즘은 과학, 투자 관한 책을 편식하고 있다. 점점 자발적으로는 소설에 손이 가지 않는다. 소설도 장르 소설 아니면 별 생각이 없다. 예전에는 소설이 주는 감동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는 소설에서 쾌락과 흥미만 쫓는 거 같다. 독서 모임 선정도서로만 읽는 거 같다.
#6
생각해보니 소설 뿐 아니라 책, 영화에서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경향이 생긴 거 같다. 감동, 의미, 성찰, 배움 보다는 흥미, 쾌락, 즐거움을 쫓고 있다. 예전에는 성장을 위해 읽었다면 이제는 재미를 위해 읽는다. 단순히 뭐가 좋고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중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