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길 위의 철학자 - 떠돌이 철학자의 삶에 관한 에피소드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 / 이다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떠돌이 노동자, 광적인 독서량, 깊은 사색을 통해 얻어진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 사회에 대한 냉철한 현실인식. 에릭 호퍼 그는 책 제목 그대로 길 위의 철학자였다. 이 책은 그의 사후에 출간된 자서전이다.
노동하고 독서하고 사색하고. 내가 꿈꾸는 삶이다. 그런데 요즘 그게 실천이 잘 안되고 있다. 노동도 즐기지 못하고, 노동 후 피로 혹은 스트레스를 핑계로 독서도 하지 못하고 사색은 모르겠다. 항상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지만 금방금방 사라져 버리는 생각들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에릭 호퍼는 말한다. 하루 6시간 주 5일 이상을 노동해선 안 된다고. 모든 사람이 노동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나는 너무 노동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지금은 잠시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긍정적인 측면만 바라보자.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곳에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 말자. 현재의 상황에 충실하자.
책을 통해 에릭 호퍼의 삶의 여정을 따라갔다. 그의 삶은 잃은 것이 없었기에 얻을 것 밖에 없었다. 무소유의 떠돌이 삶. 그것을 버텨낼 수만 있다만 아니 그것에 개의치 않을 수 있다면 철학자에게 있어서 어쩌면 최고의 삶이 아니었을까? 한 편으로는 그가 무엇을 소유하지 않고 소유로부터 도망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자유를 빼앗길까봐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된 삶을 버리고 떠났다. 그것은 도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 일까? 사랑하는 사람보다 자유가 더 소중했던 것일까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이 그에게 두려움이었을까?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에릭 호퍼의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 특히 <맹신자들>을 읽어보고 싶다. 나치에 휩쓸렸던 수많은 민중들의 심리와 그 근원이 되는 인간의 본성을 함께 탐구해보고 싶다. 아니 탐구라는 표현은 내게 너무 과분하다. 그의 이야기를 경청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