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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6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를 6권 까지 다 읽다니. 대단하다. 관성으로 6권 까지 어찌어찌 읽었다. 본래 왠만하면 중간에 재미없어도 끝까지 참고 다 보는 성격이라 그렇다. 초반부는 그래도 좀 재밌게 읽은 거 같은데 후반부로 갈수록 억지로 읽은 거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과거 내게 별점 5개를 선사해주는 작가였다. 그런대 그 만족도가 점점 줄어서 이제는 내게 3점 대의 작가가 됐다. 그의 상상력이 좋아서 그의 책을 읽지 소설로써는 만족스럽지 않다.
갑자기 소설의 3요소가 떠오른다. 인사배. 인물, 사건, 배경.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배경이 좋다. 그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창조한 세계. 하지만 인물과 사건은... 평면적이고 피상적이다. 깊이가 없다. 인물을 그림에 비유하자면 2D에 동그라미와 선 정도로 표현된 인물들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리는 인물은 5D다.(4D에 인물의 내면세계까지 포함) 사건 역시 전혀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없다. 강태공이 낚시하는 마음으로 사건들을 바라볼 수 있다. 전혀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그의 소설 속에서는 지구가 폭발해서 모든 인류가 전멸한다 해도 아무런 감정의 미동 없이 소설을 읽을 수 있다. 밋밋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그에게 길들여져 있다. 최근에 신작 <잠> 1, 2 시리즈도 결국에는 다 읽을 것이다. <잠 1>을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었기 때문에 <잠 2>도 읽을 것이다. 그리 재밌지는 않다. 하지만 뒷 이야기가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스토리를 참 좋아한다. 아무리 재미없는 드라마나 영화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끝까지 볼 수 있다. 내가 쉽게 미스터리, 신비, 스릴러에 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역시 책 이야기는 하나도 안했다. 무슨 내용인지 기억도 잘 안나고 굳이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읽을 때는 약간의 불만과 약간의 재미를 느끼며 술술 읽었다.
최소한의 양심으로 책 이야기를 하고 글을 끝마치련다. 인류는 새로운 초소형 인류를 창조했다. 그 초소형 인류를 만드는 이야기와 지구적인 차원에서 인류의 다양한 진화 방향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지구와 소통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