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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위시>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에서는 소원빌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시계가 11시 11분을 가리키면 소원을 빌기도 하고 전깃줄에 참새 세 마리가 앉아있으면 또 소원을 빕니다. 소녀가 어떤 소원을 비는지는 책의 결말에 서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궁금해하며, 과연 그 소원은 이루어질지 기대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위시>는 바바라 오코너의 신작입니다. 바바라 오코너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저자입니다. <개.훔.방>은 국내에서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어 개봉했습니다. <위시>를 읽고 나니 <개.훔.방>도 읽고 싶어졌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은 대부분 만족럽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시선으로 함께 세상을 배워나가는 느낌입니다. 인생을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위기철의 <아홉살 인생>,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있습니다. 모두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입니다.
사실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 초반부는 소원을 비는 여자 아이의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도무지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속눈썹을 불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대." 라는 구절을 보는 순간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초등학생때 속눈썹을 불면서 소원을 빌었습니다. 개구리 올챙이시절 기억 못한다고 저의 어린 시절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미신이지만 그 때에는 순수하게 혹은 재미로 속눈썹을 불면서 소원을 빌며 놀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식으로 소원을 비셨는지요?
소설의 줄거리는 까칠한 싸움 닭 여자 주인공이 절뚝거리는 착한 남자 아이와 친구가 되면서 우정을 쌓아나가는 내용입니다. <위시>에서도 개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가족이 등장합니다. 행복한 가족과 불행한 가족을 보여줍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어린시절에 어떤 친구를, 어떤 가족을 만나는지가 한 인간의 인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저도 참 다행스러운 것이 중학교때 정말 착한 친구들을 사겨서 많이 닮게 된 것 같습니다. 재미난 친구들을 사귀어서 닮게 되고, 나쁜 친구들을 사귀어서도 닮게 되고. 아마 누구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서로 닮아갔을 것입니다. 이 소설도 여자 주인공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너무도 착하고 나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한 남자 아이와 친구가 되면서 여자 주인공도 조금씩 변하고 성장해 갑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때론 가슴 찡하고 웃음을 줍니다.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줄만한 재밌고 따뜻한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