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에서 좋은 점 중 또 한 가지는 셜록 홈즈의 어록에 있다. 가끔씩 내뱉는 그의 말에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무튼 적절한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경멸하는 버릇이 있다.> 괴테는 언제나 명쾌하지." -p82


 역시나 괴테 형님이시다. 나또한 그랬다. 주위를 들러보면 저 말이 적용되는 사례를 끝없이 찾을 수 있다. 인간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은 배척하고 혐오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경계하고 조심하기 위해 진화된 심리가 아닐까? 우리가 모르는 것들은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쁠 수도 있다. 모르는 것들을 배척하고 아는 것들로만 생활하면 최소한 예기치 못한 위험은 피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무시하고 경멸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이제는 좀 더 포용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게 되었다.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종교에 대한 것이다. 사실 나는 종교인들을 무시했다. 신앙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종교란 헛된 것, 근거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희망의 이유>에서 제인 구달의 모습을 보고 종교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신앙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후에야 종교의 긍정적 측면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나는 신앙, 종교와 영성을 구분한다. 제인 구달이 종교를 갖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똑같이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신을 믿지 않더라도 그녀는 자연 속에 깃듣 신성과 합일의 감정을 가졌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신을 믿지 않는다. 버트런트 러셀의 말대로 신을 믿을 근거가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신이 천 년 후의 구글일지, 혹은 알파고5000일지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횡설수설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많은 것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 보다 많은 것들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경멸하기 보다는 알고 이해하려 노력해보자.


 "장 파울은 대단히 재치 있고 의미심장한 말을 한마디 남겼네.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의 증거는 자신의 보잘것없음에 대한 자각에 있다>고 말일세." -p97


 역시 훌륭한 말씀이다. 이미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고 말한 내용의 다른 버전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부족하고 보잘것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위대함의 증거이다.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깨닫을 수 있다. 물론 결점만 깨닫고 고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결점을 깨닫지 않고는 결코 절대로 그 결점을 고칠 수 없다. 살다보면 그런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결점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에겐 결점을 가르쳐줘도 깨닫지 못한다. 나는 하루키의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설명해주기 전에 깨닫지 못하는 것은 설명해줘도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 말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권위적인 사람에게 '당신은 권위적이예요.' 라고 말해도 그 사람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은 자신이 권위적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권위가 있으니깐.' 권위적인 사람들이 갖는 생각의 특징이다. 자신에게 권위가 있다는 생각. 당연하다는 생각. 권리가 있다는 생각. 이런 사람들은 수평적 인간관계에 대해서 결코 깨닫지 못한다. 자신에겐 권위와 권리가 있고 그것은 당연한 것이지 결코 권위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면 분개한다.


 안타깝지만 나또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항상 다른 사람들의 결점을 바라보면 똑같은 결점이 내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럴때마다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나 자신을 반성하고 수정하려 노력한다.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은 여기에 있다. 장 파울이 그렇게 말했다고 셜롬 홈즈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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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7-01-13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에서 고양이 라디오님 인품을 봅니다.^^
저랑 비슷한 점을 느끼셨군요.
전 아직 1권을 읽어서 몰몬교에 대한 나쁜 점이 간접적으로 나와있었는데요.
2권도 종교와 관련있나봐요.^^
궁금해져요.

고양이라디오 2017-01-13 19:03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ㅎ 이제서야 제 결점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보게되었습니다.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ㅜ

2권은 종교이야기와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ㅎ 그래도 재밌습니다^^ 꿀꿀이님도 즐건 독서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