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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평점 :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 어구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 나라 사법정의의 현주소를 알게
되었다.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 제도적으로 사법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고의적으로 잘못된 판결을 내리는
법조인들은 그에 상응하는 심판을 받아야한다.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법조인들은 돈과 권력에 눈멀었다.
<고백 그리고 고발>을 보기 전에 <윌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란 책을 보았다. 그 책은 미국의 한 변호사가
사형제도에 맞서 싸워온 기록을 담은 책이다. 그 책을 볼 때도 충격이 컸다. 비단 이러한 사법현실의 문제는 미국과 한국의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더 쓰라리고 안타깝다.
<고백 그리고 고발>은 한 가지 사례만을 다룬다. 10여 년에 걸쳐 열여덟 번의 법정싸움의 기록이 담겨있다. 기을호씨는 시가
40억 원이 넘는 부동산을 헐값에 빼앗기고, 몸과 마음까지 만신창이가 되었다. 기을호씨의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일은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10여 년에 걸친 열여덟 번의 송사. 계속된 패배와 증인들의 위증과 그 터무니없는 위증을 근거로 판결을 내리는 판사와 검사. 저자는
<증인C>의 위증에 대하여 또 다시 고소를 하자고 권유한다. 기을호는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사건의 계약서가 위조되었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안 변호사도 알고 있고, H건설도 알고 있으며, 재판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은 이렇게 났어요!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더 이상의 소송을 하란 말입니까? 여기에서 어떻게 또 <증인C>를 고소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란 말인가요? 나도 연로하신 어머님을 부양하고 처작실들과 어떻게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p228
저자도 변호사 일에 회의를 느끼고 변호사업을 정리하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다 다시 상대측의 역고발에 다시 변호를 준비하게 된다.
저자는 결국 패배했다. 이미 승부가 결정난 싸움이었다.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서 기을호씨와 저자는 희생양이었다. 하지만 그 패배가 패배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나라 사법현실을 알리는 계기, 자성의 목소리가 되어 울려 퍼지길 바란다.
"지난 10여 년간의 거듭되는 고된 시련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진실이고, 마땅히 나아가야 할 길이요,
정의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미련하였을지언정 그 믿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p404
나도 정의는 결국 승리하리라는 것을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