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0
감독 필로스 포만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나탈리 포트만, 스텔란 스카스가드
장르 드라마
<고야의 유령>은 거장 감독 밀로스 포만 감독이 그려낸 고야의 전기영화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인데, 엄청난 여운을 남겼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이 주는 여운은 깊었다.
주요 등장 인물은 세 명이다.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프란시스코 고야. 고야는 스페인 궁정화가이다. 이네스를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손색이 없었고 그녀의 작품 선택은 탁월했다. 훌륭한 배우다. 그리고 로렌조 신부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 하비에르 바르뎀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처음 만났는데, 난생 처음으로 미친 연기를 봤다. 그는 그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는 <비우티풀>이란 영화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두 영화 모두 내가 좋아하는 영화이다.
(스포있습니다.)
시대는 종교재판의 광풍과 프랑스 혁명의 열기가 맞부딪치던 18세기 후반 스페인이다. 종교재판... 이 영화를 보시면 종교재판을, 그리고 과거의 카톨릭을 혐오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에 다시 한 번 화가났다. 종교재판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마녀나 이단이라고 자백할 때까지 고문한다. 자백하면 처형이다. 얼마나 많은 무고한 마녀들이 화형에 처해졌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모든 성직자를 사탄이나 이단이라고 자백할 때까지 고문하고 싶어졌다. 과연 그들은 신앙심으로 끝까지 자백하지 않고 순교를 택할지 궁금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인물이 영화 속에 있었으니 바로 종교재판을 받은 이네스의 아버지였다. 이네스의 아버지는 고문을 통해 로렌조 신부에게 신성모독 자백을 받아낸다. 하나님이 고문을 버틸 힘을 주실 것이라는 헛소리를 지껄이던 로렌조 신부는 고문을 받자 금방 자백한다.
로렌조 신부는 영화 속에서 끝까지 비겁한 인물로 나온다. 마녀로 재판받은 이네스를 감옥에서 겁탈하고. 신성모독 자백이 들통나자 도주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이 분명한 알리시아를 부정하고 이네스를 미친 여자로 몬다. 이네스는 정말 미쳐버린다. 감옥에서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빼앗긴 이네스는 술집에서 주은 갓난아이를 자신의 아이라 생각한다. 우여곡절 끝에 로렌조 신부는 다시 카톨릭 재판정 앞에 선다. 교황은 로렌조 신부에게 참회하면 용서하겠노라고 말한다. 참회하면 다시 신부로 복권시켜주고 참회하지 않으면 이단으로써 처형이다. 하지만 그는 참회하라는 교황의 말을 거부한다. 왜 그는 거부했을까?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인생을 봤을때 그는 살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참회하는 길을 택했을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참회하지 않음으로써 참회한다. 처형을 받아들인다. 잘못된 인생을 산 것에 대한 속죄일까? 마지막 장면에서 처형을 받고 수레에 실려가는 로렌조 신부의 손을 이네스가 잡고 간다. 그는 속죄함으로써 용서받고 구원받은 것일까?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로렌조 신부가 부러웠다. 죽은 그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이네스의 존재가 부러웠다. 그는 분명 구원받았으리라.
당시 혼란한 나라 상황을 그린 고야의 그림<1808년 5월3일의 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