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 숨기고 싶지만 공감받고 싶은 상처투성이 마음 일기
설레다 글.그림 / 예담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과 그림이 함께한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과거 <1cm> 시리즈라던가 여러 책들이 기억에 떠오른다. 글에서 위로를 받는걸까? 그림에서 위로를 받는걸까? 물론 둘 다 일것이다. 담담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듬아주는 글과 그림들이었다.

 

 글보다 칭찬하고 싶은 것은 그림이었다. 그림이 아주 색다르다. 느낌이 있다. 포근함이 느껴진다. 짝짝이 귀를 가진 토끼에게 감정이입하게 된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위안을 얻는다. 그림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 자칫 글뿐이었다면 감정이입이 안되고 밋밋하게 흘러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글도 좋다. 담담하지만 세심하게 여러 감정들, 마음들을 어루만져 준다.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다. 어쩌면 사람 마음이 다 엇비슷한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상처받는다. 누구나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다. 감정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글과 그림이 공감되면 공감될수록 감정의 치유효과는 커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과거 혹은 현재의 상처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서 살펴보게 된다. 떠오르는 수많은 기억들, 아픔들, 상처들을 다시 마주한다. 물론 그 상처들은 마주한다고 해서 쉽게 사라지거나 치유되는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고 확인해봐야한다. 그것에 익숙해져야한다. 피하고 감추어서는 안된다. 마주봐야 한다. 자주 계속, 끊임없이. 그 마음들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기회들을 제공한다.

 

 마음에 드는 문장들 그림들이 많았다. 게으름 때문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소개할지는 못하겠다. 딱 한 문단만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당신이 나의 고통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곤 했습니다. 내게 공감하지 못하는 당신의 모습에 서운해하곤 했지요. 그런데 별안간 나 역시 당신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의 토로에 '그 정도는 별거 아니지 않나?' 라고 속으로 생각했었거든요. 맹세코 당신의 고통을 얕잡아 볼 생각은 아니었어요.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더욱 서로를 쓰다듬고 위로하고 응원해줘야 해요. 뜨겁게 안아주면서." -p210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같다면 2016-11-04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짝이 귀를 가진 토끼..
왜 눈물이 흐르지..

고양이라디오 2016-11-04 20:21   좋아요 0 | URL
나와같다면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왠지 슬퍼지네요ㅠ
저는 귀를 똑같은 길이로 그리기 어려우니깐 짝짝이 귀로 했으려니 하고 생각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