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1
감독 오슨 웰즈
출연 오슨 웰즈, 도로시 코민고어, 조셉 코튼, 아그네스 무어헤드, 루스 워릭
장르 드라마
어디선가 영화관계자 및 평론가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에 <시민 케인>이 1위에 선정되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민 케인>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져서 다운받았습니다. 1941년작에 심지어 흑백영화였습니다. 1분 정도 감상하다가 중지했습니다. 흑백영화에 고전영화 너무 낯설었습니다. 가족 여행 도중에 태블릿에 저장된 영화를 모두 봐버렸습니다. <시민 케인>만 남아있었습니다. 늦은 밤 부산에서 순천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 소요시간은 2시간, 영화 러닝타임도 2시간.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시민 케인>을 보았습니다. 영화 중의 영화, 평점 10점 만점에 11점. <시민 케인>이었습니다.
몰랐는데, 감독이 주연배우역까지 소화했군요. <시민 케인>은 최고의 감독이라고 평가받는 오슨 웰즈감독이 25살에 데뷔한 작품입니다. 25살, 처녀작, 감독겸 주연, 역대 위대한 미국 영화 1위, 평론가 선정 최고의 영화 1위, 박평식 평점 10점(박평식씨는 영화평론가인데 평점을 짜게 주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미쳤네요. 이정도면 아인슈타인이 26살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것에 비견되겠습니다. 천재란 이런 것일까요? 저는 25살에 뭘 했냐면...
이 영화 보면서 참 가슴아팠습니다. 극중 찰스 케인역에 감정이입도 되고, 안타까웠습니다.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남자. <장자>의 '바다새 이야기'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어느 왕이 사랑하는 바다새를 위해 잔치며 술과 고기를 사나흘동안 대접했는데 끝내 바다새는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첫사랑도 그랬습니다. 많이 사랑했지만, 사랑을 표현하지도 주지도 못했습니다. 사랑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지쳐 떠나갔습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간사의 가장 큰 고통이 후회라지요. 모두 <시민 케인> 한 번 보시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사셨으면 합니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사랑만은 가지지 못했던 남자. 인생에 중요한 것은 역시 모든 것이 아닌 사랑 하나입니다.